July. 25. 2018.
나의 첫 연탄구이집
며칠 전에 지인네 집에 놀러갔다가 근처 연탄불 구이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 이상하게도 저는 지금까지 저런 식당에 가 볼 기회가 없었어요. 아래 사진 속 테이블처럼 연탄불을 가운데에 놓고 환풍기로 연기를 빨아들이며 고기를 구워먹는 포차 스타일 식당이 인기를 얻은 지도 꽤 오래되었는데 말이죠.
자리를 잡고 앉아 반찬과 초록병, 음료수를 세팅하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에서 보던 모습이라며 신기해해서 주변인들을 창피하게 했죠. ㅋㅋㅋㅋ
따끈하게 데워진 불판 위에 돼지 껍데기로 기름칠을 해줍니다. 반질 반질한 불판 위에 삼겹살, 항정살, 갈매기 살 등 두툼하게 썰린 돼지고기를 종류별로 올리면,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기가 익기 시작하지요. 그 위로 피어나는 연기는 환풍기 통을 타고 위로 슈슈슉! 고기에 불맛은 남기고, 연기는 위로 사라지니 참으로 좋은 시스템입니다. :-)
집게를 놓지 않는 지인들. 고기 잘 못 굽는 저와 햇님군은 조용히 앉아 눈만 꿈뻑꿈뻑 거렸습니다. :o 취업 후 첫 회식 때 고기를 굽지도, 심지어 잘 자르지도 못하는 저를 보고 한 분이 ’너 하기 싫어서 일부러 못하는 척 하는거지?’ 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 그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고기 굽는 자리에서는 손이 서툰 한 사람입니다.
어느새 기름은 쏙 빠진 채 노릇 노릇 구워진 고기들. 감사한 마음으로 젓가락을 집어 들었습니다. 구운 고기 맛이야 모를 리 없는 너무나 잘 아는 맛이지만 왠지 연탄불에 구워먹으니 더 맛있었어요. :) 함께 나온 몰캉몰캉 계란찜과 얼큰한 된장찌개두요.
초딩입맛의 결정체인 저는 상당히 긴 기피 음식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데, 나이를 먹으며 도장 깨기 하듯 하나씩 하나씩 목록의 음식들을 지워가는 중입니다. 예를 들면, 순대, 회, 미역초무침, 멸치볶음, 된장찌개 등.... 놀라운 것은 그 리스트의 첫 번째가 김치였다는 것입니다. ㅎㅎㅎ 지금은 김치를 아주 잘 먹고, 좋아합니다. 편식이 심한 자녀가 있는 분은 조금 위로가 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행 중 닭발을 좋아하는 분이 있어서 무뼈 닭발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닭발도 앞서 말한 기피 음식 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무뼈 라는 말에 도전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장님이 옆 테이블 불판에서 바로 닭발을 굽고 요리해서 자신 있게 건내주신 닭발!
저희 일행 중 매운 걸 잘 못 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일부러 처음만 맵고 금방 매운맛이 사라지게 하셨다 합니다. 심지어 작게 가위로 잘라주시는 센스...
하지만... 소스 자체가 정말 매웠어요. 혀 끝에 소스가 닿자마자 불로 변하는 느낌 ㅋㅋㅋㅋㅋ 불닭 볶음면보다는 나았습니다. 그건 먹으면서 뭔가 고문당하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처음 먹어본 닭발의 맛은 오묘했습니다. 겉은 닭 껍질의 미끌미끌한 맛에 안에 닭발의 물렁한 뼈 같은게 있었어요. 흠.. 어떤 맛으로 이걸 즐기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전에 나 혼자 산다를 보니 가수 소유씨는 닭발을 정말 맛있게 드시더라구요. 제가 모르는 미식가의 맛이 있는 거겠죠? :) 마음 깊숙이 갈등이 있었지만 같이 먹는 지인들을 봐서 꾸울꺽 삼켰습니다. ㅎㅎㅎ 작은 조각을 집어서 다행이었어요.
닭발의 매력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음식을 용기내어 도전해봤다는 것에 의미를 둬 봅니다!! 그리고 닭발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닭발의 어떤 맛을 좋아하시는 건가요? 초딩입맛의 관점에서는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후식 냉면 대신 후식 라면! 저는 도저히 배가 불러서 못 먹겠던데... 햇님군은 또 먹더라구요... (물론 저도 이래놓고 한 입만을 외치긴 했습니다. ㅋㅋㅋ) 세상에 면이 어떻게 잘 익었는데 꼬들꼬들할 수가 있죠? +ㅁ+ 이건 마치 귀여운데 지적이고, 청순한데 섹시한.. 그런 거죠.ㅋㅋ 사장님께 라면 끓이는 비법을 여쭤보고 싶을만큼 근래 들어 가장 잘 끓인 라면까지 후루룩 먹고 저녁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맛집정보
청북 연탄불 생고기
[Songvely] 첫 연탄불 구이 + 첫 닭발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