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단 한 번 찾아오는 사랑의 순간을 예측할 수 있을까.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에게 그것은 글러브 박스의 담배를 찾는 로버트(클린튼 이스트우드)의 팔이 그녀의 허벅지를 스쳐지나가던 그 순간이었을지 모른다. 프란체스카에게 이 터치는 그 순간을 알리는 환희의 시작이기도 하며 동시에 닥쳐올 비극의 전조이기도 하다. 평생을 남편과 아이들을 생각해 온 프란체스카에게 로버트의 존재는 시종일관 아른거리며 그녀의 모든 순간을 뒤흔든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그를 사랑하는 만큼 걷잡을 수 없이 아파간다. 곧 돌아올 도덕적 일상과 곧 떠나갈 사랑사이에 놓인 한 여자의 이야기.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그녀와 그녀를 사랑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프란체스카의 외도에는 바람이라는 손가락질보다 먼저 가슴이 미어지는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은 그녀의 떨리는 손이다. 로버트와의 4일간의 만남이 끝나고 그들은 결국 이별을 택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비가 쏟아지는 어느 날, 그들이 함께 탔던 그 트럭을 타고 로버트가 기적처럼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다. 그는 빗속에 서서 프란체스카를 바라본다. 그가 그녀에게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에게 가지 못한다. 그가 하염없이 그녀를 바라봐도 마찬가지다. 그가 트럭에 올라 신호에 걸려 그녀를 다시 한 번 기다려도 그녀는 그저 한없이 차 문 손잡이를 떨리는 손으로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하며 눈시울을 붉힐 뿐이다. 불현 듯 찾아온 기적 앞에 손잡이를 꼭 붙든 그녀의 손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놓친 사랑을 잡을 기회가 다시 찾아와도, 그녀는 자신으로 하여금 상처받을 존재들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건 그녀의 차 앞에 탄 로버트가 그녀가 준 목걸이를 백미러에 걸어 보일 때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외도했으나 자신의 욕망을 가족의 고통과 등가교환하지 않았고, 외도했으나 가족과 로버트 둘 다를 끝까지 사랑했다. 그 사랑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또 그녀가 그럼에도 얼마나 가족을 사랑했는지는 바로 그 손잡이를 꼭 붙든 그녀의 떨리는 손에 담겨있다. (남편은 프란체스카의 눈물 앞에서 차의 라디오 볼륨을 올린다. 그녀는 그럼에도 그의 옆을 끝까지 지킨다.)
결혼은 영원을 전제로 하지만 당연히 실패할 수 있다. 생에 단 한 번의 사랑이 찾아오는 순간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너무 늦게 찾아온 그 순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시작된 그 모든 일들을 겪으며 프란체스카와 로버트는 마침내 흐느꼈다. 그리고 그들은 이별을 택한다. 남겨진 사람들을 상처주지 않기 위해.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삶과 윤리라는 속박에서 자유로워진 그들은 죽음으로써 영원히 그 곳에서 못 다한 사랑을 이루기로 한다. 불완전했던 그들의 사랑은 그들이 처음 사랑을 싹틔운 그 다리에서 다시 이어진다. 상처주지 않기 위해 너무 오래 기다렸으니 이젠 괜찮다. 아마 그들은 거기선 손잡이를 잡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함께 탄 트럭에서 다시는 내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들은 그들을 그토록 힘들게 했던 가족과 사랑, 이 모든 것을 결국 완전하게 만들었으니. 생에 단 한번 찾아오는 사랑의 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