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하여 이래저래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쟁점은 “그렇다면 GM 본사에서 정말 소위 ‘먹튀’ 를 하였는가?” 인데, 이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하기 위해 우리가 몇 가지 체크해 보아야 할 사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조금 길더라도 참고가 되실 내용이니 관심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왜 ‘군산공장’ 인가?
한국GM은 우리나라 내에 생산 사업장 총 4개를 두고 있다. 그 중 부평공장은 아베오(북미명 소닉) 과 트랙스 등 경차와 해치백을 생산하는 한국GM의 주력공장이다. 또한 창원공장은 스파크 등 경차와 라보, 다마스 등 상업용 차량을 생산한다. 그리고 이번에 문제가 된 군산공장은 4도어 세단인 크루즈와 SUV인 올란도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마지막으로 보령공장은 핵심 부품인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곳이다.
문제는 GM 본사가 글로벌 전략을 점차 수정하면서, 세단의 라인업을 차츰 정리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GM의 주력 수출 모델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거의 트랙스나 아베오 위주의 경차이다. 한국GM이 경영난에 시달린다고 하지만 주력 공장인 부평공장의 가동률은 군산공장 대비 한참 높은 1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창원공장도 월 평균 20일 이상 조업을 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70% 수준이다. (출처 : 조선비즈)
때문에 군산공장의 몰락은 한국GM의 국내 내수 점유율 감소 (2012년 8.5% > 2017년 7.4%) 로 인한 국내 세단 시장 타격 및 GM 본사의 글로벌 구조조정 기조가 겹친 결과물이다. 특히 작년 대비 한국GM은 거의 6만대의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는데, 이는 군산공장의 생산량이 연 26만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동률을 25% 가량 낮출 수 있는 수치라는 것이다.
GM은 소위 ‘먹튀’ 를 하였는가?
의미 없는 논란이다. 이는 GM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이익 공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GM에게 귀책사유를 묻기가 힘들다. GM 본사는 한국GM에 77% 의 지분을 가진 모기업이기 때문에 꼼짝없이 연결회계 반영 대상이다. 연결재무제표는 아시다시피 작성할 때 자회사 지분 규모에 따른 자회사의 손익을 모두 반영하여야 한다. 언론에서는 GM 본사가 한국GM에 9,252억 원 규모를 투자하고 거의 3조 원을 챙겼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그 간 한국GM이 본 손실은 어디로 향한 것인가? 한국GM은 2014년 적자전환을 한 뒤 작년까지 합계 2조 5천억 원 가량의 손실을 보았다. 게다가 GM 본사는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사업장을 모두 정리할 경우 이에 대한 비용까지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한국GM은 거의 4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GM 본사에 안겨 준다는 것이다. 먹튀 논란은 GM이 한국 GM에서 뜯어 간 것처럼 ‘보이는’ 돈만 생각한 것이지 실질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GM본사가 한국GM에 상식선 이하의 마진율로 차를 판매하라 지시했을 수 있다. 문제가 된다면 이 부분에서, GM 본사가 조세 회피를 위해 부당하게 한국 GM에 가격 전가를 했을 경우 이전가격에 대한 과세만을 고려하면 된다. 먹튀 논란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재무실사는 의미가 있는가?
위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정부의 재무실사 역시 의미가 없다. 군산공장이 유일하게 살아날 길은 GM 본사로부터 신차를 배정받아 생산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 과정 역시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 라인 조정의 문제로 4-5 년 정도가 소요되며, 회사가 손실을 입고 공장이 놀고 있는 동안에도 수당의 80% 를 지급하고 있는 한국GM에 과연 GM 본사가 신차를 배정해 줄 지 의문이다.
때문에, 정부는 재무실사보다는 한국GM의 노사관계를 재정립하고 GM 본사에서 신차 배정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전제하에 군산공장이 향후 몇 년만 더 버티게끔 지원을 해 주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Donald Trump
이 양반은, 민주-공화당 국회의원들과의 무역 간담회 자리에서 “GM의 군산공장 폐쇄는 내 공.” 이라며 이제 곧 GM이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며 트럼프 이전 시기에는 이런 모습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껏 잘난척을 했다고 한다. 응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