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써도 될 부분까지 안 쓰게 되고,
안부자들은 안 써도 될 부분까지 써야 하는..
부유할수록 오히려 원래 써야하는 곳에 시간과 돈을 안 쓰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유할수록 세이브되는 자원이 많아지고, 가난할수록 오히려 삶의 구석구석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사실에 근거한 각색으로 그 극명한 반대 세계를 몇가지 기록으로 남겨보겠습니다.
1
철수는 부잣집의 아이입니다.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서 1시간이 걸리지만 매일 아빠나 엄마가 태워줍니다. 그래서 편안하게 15분 정도만에 학교에 도착합니다. 차에서는 편안하게 영어로 된 동요를 듣거나, 평소에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가족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영수는 집안 형편이 어렵습니다. 아빠는 투병중이지만 약값마저 대기 어렵습니다. 엄마가 일용직으로 벌어오는 돈으로 네식구가 겨우 생계를 유지합니다. 영수는 거의 매일 2시간을 통학에 쓰고 있습니다. 등하교길은 위험하고 날씨가 춥거나 더울때는 여간 고생스러운게 아닙니다.
2
동작구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김씨는 벤츠S 클래스를 탑니다. 벤츠S 클래스를 타는 고객에게 자동차 회사에서 연말선물이라고 티켓 2장을 보내왔습니다. 합주자들과 코앞에서 교감할 수 있는 소규모 공연장에서 유명 지휘자와 음악가들의 연주를 두어시간 관람하고 이어서 스테이크와 와인, 송로버섯 등의 식사를 즐겼습니다. 이 호사스러운 시간은 단지 벤츠 S클래스를 탄다는 이유로 주어진 무료 호사였습니다. 차값에 그런게 포함돼 있던 말던 이런 크고작은 혜택은 꾸준합니다.
직장인 임씨도 위의 공연과 식사를 여자친구와 즐기기 위해서 티켓을 구매하였습니다. 장당 18만 원으로 두장을 구매하니 36만 원이 지출되었습니다. 누구는 자동차 소유를 이유로 공짜로 즐기는 걸, 누구는 피같은 내돈을 내면서 즐겨야 합니다.
3
꽤 많은 자본을 운용하는 투자자 이씨는 추석과 설날때마다 증권사로부터 1++ 한우세트를 선물로 받습니다. 발렌타인데이때는 초콜릿세트도 선물로 받습니다. 이씨가 이런 선물을 받는 이유는 오로지 증권사 계좌에 돈을 많이 넣어놓고 주식 투자를 열심히 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여유자금이 별로없는 창녕의 김씨는 명절때마다 선물사는게 부담입니다. 여러사람 챙겨주지는 못하고 처갓집 정도만 챙겨주자는 생각으로 앞서 주식투자자 이씨가 받는 한우세트와 같은 것을 돈주고 직접 구입합니다. 한우세트 하나에 30~40만원의 돈이 지출됩니다.
4
지역의 큰 자산가인 송사장은 투자를 목적으로 돈이 필요하면 어디서나 언제든지 쉽게 돈을 구합니다. 보유 자산과 신용이 출중하기 때문에 잘만 협상하면 20억 정도의 돈을 빌려도 금리 1%대에서 빌릴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에서는 언제든 송씨와 거래를 하길 원하고 금리 협상에서도 늘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줍니다.
송사장과 동갑인 유씨는 사정이 다릅니다. 당장 생계를 위해서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야 하지만 1,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금리 15% 수준의 캐피탈에서 날아오는 독촉장을 막기도 힘듭니다. 그는 이제 20%가 넘는 이자를 받는 대부업체를 알아보고 있지만 그 마저도 돈 빌리기가 힘들어서 사채에 손목을 걸어야 할 판입니다.
이렇듯 부자는 자금을 더 싸고 쉽게 조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가난할수록 자금 조달이 더 어렵고 조달비용도 높아집니다.
5
구씨는 대형 은행의 VVIP입니다. VVIP가 되면서 얻고 있는 유무형의 혜택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 많은 혜택을 일일이 나열하기는 힘들고 해외 여행 가면서 누리는 혜택 하나를 봅시다. 은행에서 제공하는 인천공항의 고급스러운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음료와 식사, 마사지도 모두 무료입니다.
부자가 아닌 심씨는 인천 공항에 가면 즐겁기는 하지만 비행기를 많이 기다려야 할때는 억지로 여기저기서 시간을 때우는게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한끼에 만 원이 넘는 돈을 내고 밥을 먹고 면세품 구경도 다니지만 다리가 너무 아픕니다.
6
윤씨는 백화점 VVIP입니다. 백화점 VVIP도 많은 혜택이 있지만 주차 전쟁만 가지고 이야기를 해봅시다. 한번씩 서울에 나오면 주차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만, 그건 윤씨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윤씨는 백화점에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니 늘 약속을 백화점 근처로 잡습니다.
화곡동에 사는 강씨는 차를 가지고 한번씩 서울에 나오면 주차 때문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평소엔 가급적 전철을 이용하지만 오늘은 차를 갖고 나왔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공영주차장도 자리가 다 차서 겨우 주차 공간을 찾았습니다. 지인들과 약속을 마치고 차를 주차장에서 꺼내려고 하니 주차비만 2만 원이 나왔습니다.
당연히 부자는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얻어서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살 수 있지만 이번글은 그런 차원의 글이 아니라 부자들이 평소에 자잘한 비용들을 얼마나 아끼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써 보았습니다. 나열하자면 끝도 없는 사례를 기록할 수 있지만 간단한 여섯가지 사례 정도만 들어보았습니다.
돈이 많을 수록 오히려 돈을 덜 쓰고, 돈이 없을 수록 모든 비용을 전부 지불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아이러니가 빈부격차 상황에서도 재차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