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 간단한 체크
2월 초부터 현재까지 세아베스틸의 주가가 20% 가까이 빠졌습니다. 매일매일의 시세 변동은 그저 노이즈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만 한달을 내리 빠지는 것은 기업의 펀더멘탈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진 것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간단히 확인해보았습니다. 우선 왜 주가가 빠졌는지 생각을 해볼 때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해보는 것은, 주가의 하락이 해당 기업만의 상황인지/ 해당 섹터만의 상황인지/ 해당 국가만의 상황인지/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상황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사실 금융시장 전반이나 해당국가의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면, 바텀업 투자자는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그냥 기다리면 알아서 가치와 가격이 수렴할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확인해봤습니다.
우선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 자체가 별로 안좋았습니다. 코스피도 2월 초를 피크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영향이라고만 보기에는 세아베스틸의 변동성이 훨씬 더 큽니다. 세아베스틸과 그 섹터 또한 코스피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 정도 상관관계는 '사실 코스피가 하락해서 세아베스틸이 하락했다'라는 가설을 검증하기에 조금 애매합니다. 오히려 '세아베스틸을 비롯한 관련 섹터가 하락해서 코스피가 하락했다'라고 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볼까요?
철강 섹터 내에서는 어땠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확실히 전체 시장 대비로 볼 때보다는 훨씬 상관관계가 높아보입니다. 변동성 수준도 비슷하고, 흐름도 유사합니다. 이러면 시장의 영향이 아니라 철강 소재 관련 섹터 내 문제로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같은 그룹 내에서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관계사를 보겠습니다.
똑같습니다. 무언가 특수강, 강관(제강) 관련 섹터 내에 문제가 발생해서 주가가 하락했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요?
구글에 "세아제강 세아베스틸"이라는 키워드로 뉴스 검색을 해보겠습니다.
나왔네요. 트황상이 문제였습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5%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에 서명을 했다고 합니다. 이러니 기업의 펀더멘탈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은 면세 대상에 포함되었지만 한국은 면세 대상에서 빠졌으니, 한국의 철강, 알루미늄 기업의 경우 주가가 펀더멘탈적으로 악재가 분명합니다.
그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라고 하면 안되겠죠? 사실 시장의 평가가 항상 맞다면 전 이미 거지가 되었어야 하고, 가치투자는 성립할 수 없습니다. 가치투자자는 '시장은 대체로 합리적이다'라는 시장론을 가진 투자자 집단이니까요. 과연 이번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관세 강화가 세아베스틸의 펀더멘탈에 20% 가까운 변화를 초래할만한 사건이었을까요? 확인해보겠습니다. 결국 관세 문제니까.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어느정도 수준이냐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돈 되는 정보는 사업보고서의 주석 사항에 있고, 17년 사업보고서는 아직 발행 전이니까 16년 사업보고서를 확인해보겠습니다. 네, 주석사항에 있네요.
그런데 이렇게 보니 잘 눈에 안들어와서 값을 긁어다가 스프레드시트로 조금 만져봤습니다.
우선 비중은 확실히 특수강부문이 절대적입니다. 사실 특수강 자체도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서 이 자료만 보고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고 하는건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사업 구조는 자동차 부품 제조보다는 자동차 제조 및 자동차 부품 제조에 쓰이는 특수강 부문의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철강, 알루미늄 관세 강화하는데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뜻이지요.)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별 매출 현황입니다.
미국이 관세를 강화한 것이니까 결국 '북미주' 지역의 비중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체 매출액 중에서는 약 2.2%, 특수강 부문 중에서는 2.25%의 매출이 북미주에서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물량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수출 물량은 아시아 - 유럽 - 북미주 순으로 많이 발생합니다.
결국 미국의 관세 강화로 인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부분은 매출의 2%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 2%가 전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관세가 25% 오른다는 정도니까. 펀더멘탈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조금 성급한 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P.S.
단순한 궁금증으로 강관을 주로 제조하는 세아제강의 경우 얼마나 미국 시장에 노출이 되었는지 확인해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사업보고서의 주석사항을 보면 지역별 정보가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면 정확한 비율이 가늠이 잘 안됩니다. 그래서 바꿔봤습니다.
어이쿠? 세아제강의 경우 미국 비중이 30% 가까이 됩니다. 이 경우에는 철강/ 알루미늄 관세 강화가 펀더멘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아까 위에서 주가 변화를 보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매출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세아제강은 30%가 넘고, 세아베스틸의 경우 2% 수준입니다. 그런데 주가 하락은 세아제강은 25% 정도, 세아베스틸은 15% 정도가 빠졌습니다. 매출 비중은 세아제강의 노출도에 비해 6% 수준에 불과한데 주가는 60% 수준이 빠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