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여행’이란 나 아닌 누군가의 세계로 들어간다고 했다. 나를 비우고, 그 자리를 다른 누군가의 삶으로 채우는 과정은 설레는 일이다.
그저께 우리 생활인문학 모임에서 강좌 하나를 들었다. 저 멀리 미국 시카코에서 온 최은주님이 진행한 TRE(Trauma Releasing Exercises), 트라우마 해소 운동의 약자다.
살다보면 우리는 다양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이를 치유하는 한 가지 방법이 몸의 떨림이란다. 이를 창안한 사람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치유할 수 있다 - 몸을 떠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기적의 운동법』 책의 저자는 데이빗 버셀리. 최은주님은 이 책을 번역하고,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오랜 기간, 전쟁이나 자연 재해를 겪은 지역 사람들이 겪는 트라우마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몸이 갖는 떨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자연 상태의 동물들을 보아도 그렇단다. 사자한테 쫒기던 사슴이 위험을 벗어났을 때 몸을 떤다. 어른과 달리, 사람 아기도 마찬가지란다. 부모가 아기를 돌볼 때 안고 흔드는 것도 같은 이치란다.
강사 지도 아래 여러 가지 운동을 한 다음, 자세를 잡자, 신기하게 떨림이 일어났다. 잃어버린 떨림의 몸짓을 되살려주는 운동이라 하겠다. 3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였지만 시간이 짧게 느끼질 정도다. 아래 관련 영상을 참조하면 좋겠다.
사실 나는 몸 떨림을 이전에도 몇 번 체험한 적이 있다. 명상 수련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몸이 사정없이 떨리곤 했다. 그 때는 몸에서 막힌 부분이 뚫어지는 과정이라고 이해했다. 근데 여기서는 몸을 떪으로써 몸 안에 쌓인 좋지 않은 호르몬을 배출하고,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거란다. 그리고 이 때 관여하는 근육이 골반 안에 있는 요근. 이 요근이 활발하게 작동을 해야하는 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축된단다.
우리 사회는 개인의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못지않게 집단적 또는 사회적 트라우마도 적지 않다. 일상에서는 미세먼지나 쓰레기들 그리고 일자리 불안...가까운 역사로는 세월호 사건과 광주 학살과 광우병...
당분간 아침저녁으로 이 떨림을 연습할까 한다. 오늘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날이다. 이 운동을 하면서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니 몸 떨림이 한결 더 강렬하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집단적 떨림을 통한 집단적 회복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 참에 몸이 갖는 자연스런 떨림을 더 존중해야겠다. 부모가 아기를 안고 흔들어주듯이 ‘사랑의 떨림’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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