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울 대 공 원 」
| 하늘, 단풍, 그리고 돌고래 |
코스모스, 구절초, 핑크 뮬리 등 여기 저기 가을꽃 축제가 한창인 요즘이에요. 가을을 맞아 피어나는 꽃들도 참 예쁘지만 저는 가을 하면 역시 울긋 불긋 단풍이 좋더라구요. 초록을 자랑하던 나무들이 어느새 노랗고 빨간 잎을 내어놓은 걸 보면 참 신기하고,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아요. 그런 가을 단풍을 즐기러 매년 제가 찾는 곳은 바로 서울 대공원 입니다. :)
오늘 사진들 중에는 여름에 찍은 사진들도 간간히 섞여 있어요. 제가 사계절 대공원을 찾는 편이라 표지판이나 풍경 사진 중에 필요한 것은 다른 계절에 찍었던 사진도 가져다 넣었답니다.-
서울대공원역
과천에 있지만 서울시가 관리하는 공원이기 때문에 그 이름을 땄다고 합니다.
과천에 있는 서울 대공원은 일제가 마음대로 유원지화 시켜놓은 창경원을 다시 창경궁으로 복원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곳이라고 해요. 1984년 5월에 개장했다고 하니 꽤 나이가 많죠? 그래서인지 전반적으로 노후된 느낌이 나지만, 다른 유원지에 비해 여유로운 느낌이 들어서 저는 좋아합니다.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회전목마 정도인 저는 놀이공원보다는 동물원이나 식물원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특히 서울대공원에 있는 동물원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요. 서울대공원의 넓이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편한 신발은 필수입니다. 중간 중간에 전기차나 코끼리 열차, 스카이리프트를 이용하는 것도 유용해요.
한 여름에 찾았던 서울대공원의 모습이에요. 초록초록 입구부터 나무가 무성하죠. 이 나무들이 가을이 되면 온통 알록달록 변하니 참으로 예쁩니다.
하늘
앞서 말했던 스카이리프트는 주차장부터 동물원 정상을 이어줍니다. 동물원입구, 서울랜드, 미술관과 자연캠프장이 있는 중간 지점에서 한 번 갈아타게 되는데 주차장에서 중간지점까지가 1호선, 중간지점부터 동물원 정상까지가 2호선입니다.
저는 보통 2회권을 사서 올라갈 때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고 내려 올 때는 걸어 내려오면서 구경을 하거나 코끼리 열차를 타는 편입니다. :) 동물원 입장은 오후 6시에 마감되구요, 접을 수 있는 유모차는 리프트에 실어서 함께 탈 수도 있습니다. (대공원에서 접이식 유모차를 대여해주기도 합니다.)
(또 여름에 찍은 사진…-ㅁ-)
사실 가을에 갔을 때는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에 무서워서 리프트 위에서 카메라를 꺼내지 못했어요. 다시 말하지만 제가 탈 수 있는 놀이기구는 회전목마 정도라서 리프트도 저에게는 스릴만점입니다... 이마저도 한참을 나대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키고 찍은 사진들이에요.
흐익, 꽤 높죠? 스키장 리프트와는 차원이 다른 높이... 바람이라도 씽 하고 불면 리프트가 흔들흔들 정말 무서워요. ㅋㅋㅋ
상당한 높이에서 오는 공포도 있었지만, 안전망에 떨어져 있는 모자와 신발 등을 보며 카메라를 놓칠까봐 정말 무서웠어요. 슬리퍼 신고 타는 날에는 발가락에 힘을 잔뜩 주고 있게 됩니다.
그래도 풍경만큼은 너무나 아름답죠. :)
서울대공원 저수지의 수면 위로 뭉게 뭉게 하늘이 비쳤습니다. 여름날의 대공원도 참 좋아요. 하지만 저는 가을 날의 풍경을 더 좋아하는데 이 높이에서 바라보는 단풍이 무척 아름답거든요. 게다가 제가 찾은 날에는 비가 온 뒤여서 저수지에서 물안개가 잔뜩 피어났답니다. 정말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풍경이었어요.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게 참 아쉬워요...
가다보면 아래로 장미원과 어린이 동물원도 보이구요, 곳곳의 동물들도 보여요.
흑염소 안녕-
바로 옆을 스치는 아주 키가 큰 소나무 나뭇가지
중간 지점 도착
동물원에 입장할 수 있는 북문은 중간 지점에 있고, 호랑이와 곰이 있는 동물원 정상은 2호선을 타고 한 번 더 올라가야 해요.
단풍
그렇게 도착했던 가을날의 서울대공원 풍경이에요. 빨강, 노랑,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초록까지 색이 정말 예쁘죠. 비에 촉촉히 젖은 바닥이 사진에서도 느껴지네요. 비가 와서 좀 춥기는 했지만 덕분에 흙냄새와 나무 냄새를 잔뜩 맡으며 제대로 삼림욕 했어요. 숨만 쉬어도 건강해지는 느낌. :D
단풍이 꽉 채운 하늘을 바라보면 그마저도 너무나 아름답더라구요. 구름때문에 흐리긴 했지만 비오는 날의 단풍놀이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걸 그 날 알았답니다.
어마어마하게 키가 큰 대공원의 나무들 사이로 한참을 걷고, 또 걷고. 결혼 전 데이트 할 때부터 이렇게 함께 걷는 게 참 좋았어요. 요즘 ‘같이 걸을까’라는 방송을 보면서 산티아고 길을 같이 걸어볼까 계속 고민중이에요. (같이 가서 싸우고 돌아올 땐 다른 비행기 타고 오는 건 아닌지?..)
푹신한 낙엽 융단
이제 볼 수 없는 돌고래 쇼
대공원 사진을 찾다보니 예전에 봤던 돌고래 쇼 사진도 있었어요. 몇 년 전, 서울동물원의 돌고래들이 불법 포획/매매한 돌고래들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큰 논란이 있었죠. 그 후 돌고래 쇼가 동물학대라는 의견에 힘입어 쇼는 중단되었고, 그 중 한 마리인 ‘제돌이’를 자연방사하기도 했어요. 한동안 남아있는 돌고래들을 데리고 쇼 대신 생태 설명회를 하곤 했는데, 올해 9월에 모든 돌고래를 방류했다고 해요.
서울대공원 - 나무위키
이제는 저 공간도 문을 닫았다고 하니, 더 이상 사진 속의 돌고래 쇼는 볼 수가 없게 됐어요. 햇님군과 데이트하던 시절의 추억이긴 하지만 그래도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돌고래들을 혹사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때도 쇼를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저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하며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었거든요.
물 속을 헤엄치도록 태어난 돌고래들이 꼬리로 수면위를 걸어다니는 듯 가로지르고, 물로 만든 방해물을 뛰어넘고, 몇 미터 위의 공을 향해 점프하고...
전에 님도 텐노지 동물원 사진과 함께 ‘뻘글 동물원이 필요한 이유’라는 글을 남겨주셨었어요. 동물원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이었는데요, 인간의 이기심과 앞으로의 동물원이 변화해 갈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금 고민해보게 돼요. 돌고래 쇼는 없어졌지만, 그게 옳은 변화의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푹신한 낙엽 융단이 반겨주는 서울 대공원, 짧은 가을이 가기 전에 올해도 꼭 찾아가 보고 싶어요. :-)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대공원광장로 서울대공원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