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다이빙 여행-18 Fish Spa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여기를 떠나는 것이다. 지금의 숨막힐 것 같이 답답하고 지겨운 삶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한 일탈이다. 사람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살기란 쉽지 않다. 변화가 극심한 한국에 산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 폭탄을 안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불안감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팽창한 풍선처럼 되어 버렸다. 갈등도 깊어졌고,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 사이도 좌우로 나뉘면서 원수처럼 되어 버렸다. 종교가 정치가 신념과 사상이 인간본연의 가치보다 더 소중할 수는 없다.
자연은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는 일이 없다. 묵묵히 그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하지도, 과장하지도 않고 생긴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 줄 뿐이다. 오염시키지만 않는다면 수 천, 수 만년이 지난다 해도 그 자리에 언제나 변함없이 있을 것이다.
문명을 떠나 자연을 즐기러 왔지만 우리의 오랜 습성은 바뀌지 않는가 보다. 공해에 찌들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가한 시골에서의 생활을 꿈꾸며 전원주택을 구입한 대부분의 도시인들이 다시 성냥갑 같은 아파트로 돌아 간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철학적 바탕이 마련되지 않는 사람에게 한가하다는 건 일종의 권태일 뿐이다.
식사를 하고 나서 오후에 다시 다이빙 나가기도 귀찮고 하고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슬슬 밀려 오기 시작했다. 매일 보는 바다도 해변을 왔다갔다하는 금발의 비키니 미인도 이제 별로 신기하지도 않다. 뭔가 색다른 걸 찾아 봐야 하는데 특별한 게 없다.
Tourist Coordinator
그가 우리의 이런 고충을 아는지 우리가 호텔을 나서면 따라와 호핑투어 가지 않을 건지를 물었다. 배를 타고 섬을 돌면서 식사도 하는 그런 Package 였는데 금액이 무려 3500페소란다. 구역이 정해져 있는지 그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 어슬렁거리며 마음씨 약한 나를 집중 공격했다.
몇 번에 걸쳐 안 간다고 했더니 새로운 제안을 해와서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싸우면서 정든다는 얘기처럼 며칠씩 보다 보니 어설픈 한국말로 농담도 하고 사진도 같이 찍게 되었다. 그의 제안이 무엇인지는 여기서 밝히기 부적절해 보인다.
특별한 계획 없이 만만한 게 마사지라 마사지 받으러 가기로 했다. 아는 곳이 몇 군데 있었지만 가본데 보다는 새로운 곳을 찾아 길을 나섰다. 길거리에 하얀 유니폼을 입고, 마사지 가게 사진이 찍힌 매뉴판을 흔드는 서너명의 어린 호객꾼들이 길을 막아 섰다.
Fish Spa
마음씨 여린 J가 그녀들의 미소를 거부하지 못하고 Fish Spa 라는 마사지 샵으로 끌려갔다. 물고기를 이용해 족욕을 하는 '물고기 스파'를 하고 있는 외국인 두 명이 보였다. 한 때 관광객들에게 발의 각질을 뜯어 먹어 새 살이 돋도록 도와준다고 해서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특히 방콕에는 무려 1천 3백 개의 물고기 스파가 성업 중인데 선전처럼 건강에 좋지도 않고 닥터 피쉬로 불리는 조그만 물고기들에 의해 무좀 같은 발 관련 질환이나 피부염을 옮길 수 도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오일마사지 350페소(건식마사지 500페소)에 1시간을 받았는데 여기 마사지사들은 전부 초보인지 그냥 힘도 안주고 마사지 하는 시늉만 냈다. 사실 마사지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작업이라 제대로 하면 몇 명만 해도 진이 빠진다고 한다. 돈보다 성의 없는 태도에 화가 났다. 여기를 선택한 J가 상당히 미안해 했다. 우리는 경험해 보기 전에 겉모습보고는 아무 것도 알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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