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녀석을 다 재우고 모처럼 저녁에
내 시간을 갖고 있다
내 시간을 가지면서 하고 있는 거라곤
이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책읽기와 글쓰기다
머릿속에 시상이 막 떠오를 때면
내가 작가도 아니면서 이상하게도
그냥 막 글을 쓰고 싶어질 때가 있다
두 녀석을 재울 때만해도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그냥 자야지 싶었는데
빨래를 널고나니 잠이 달아나 버렸다
책이나 읽자 싶어 책상 앞에 스탠드를
켜고 앉았다
약간 졸음이 몰려오는것 같아
캔커피를 단숨에 마시고 나니
문득 그때가 생각이 났다
20대 취업을 위해 독서실에 공부하러
다니던 그때..
내가 다니던 독서실은 고등학생들이 주로
이용한 덕분에 낮시간에는 그 방안에
주로 나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나 혼자만 밝게 스탠드를 켜두고
넓직한 책상에 앉아서 있으면
왠지 모르게 내 세상이 된 것 같았다
준비성이 너무도 철저한 나는 항상
공부하다 졸지 않기 위해 캔커피 2개와
혹시 많은 에너지소비로 배고파 질 것을 염려해 요거트 드링크를 2개씩 싸가지고
다녔다
또 혹시 공부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다른 책으로 갈아타려고 책도 대여섯권씩
들고다녔다 굳이..
독서실 책상에 보관함이 있었음에도
혹시 체력이 남아 집에서도 볼까봐
굳이 다 싸메고 다녔다
그 혹시는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
공부하다 졸릴듯 해서 커피를 마셔도
잠이 오긴 마찬가지였고
배고픔은 요거트 따위로 채워지지 않았으며
집중력이 떨어지면 그냥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있었다
집에 오면 피곤한 나는 내일 일찍 일어나기
위해 바로 침대로 향했고
다음날을 위해 대여섯권의 책과 캔커피,
요거트 드링크를 챙겼다
그땐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공부하느라
피곤했지만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그냥 뿌듯해 했었다
집중해야할 곳에 최선을 다했던것 같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치열하게
무언가 열심히 했던 때도 있었구나 싶다
그때 이후로
무언가에 열중하며 지낸 날이 언제였는지..
있기는 한 것인지 기억도 안난다
두 녀석 육아에만 집중하다보니
큰 힘듦없는 일상에 나도 모르게
만족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무기력해지고
하루를 사는게 아니라 버텨내고 있다고 생각하는건지도 모르겠다
문득 그때를 생각하니
다시 그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살다보면 또 나에게 그때처럼
치열하게 무언가에 집중해야할 날이 올까..
지금은 나보다는 두 녀석이 더 열심히 사는 것 같다
★ 책 속의 공감 글귀
혹시 지금 멍하니 시간을 그냥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일부러 시간을 의미없게 써 버린 적은 없었나.
그렇다. 우리는 지금 너무 작은 화면 속의 모습만 보고 살아가고 있다. 마치 그 속에 내가 사는 세상의 모든 것이 있는 것처럼.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서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느라 눈을 마주칠 기회를 포기하고, 멋진 풍경을 봐도 카메라로 그 풍경을 찍기에 바쁠 뿐 그 자리에서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고 감상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실 스마트폰으로 풍경을 찍는 사람들은 실제 그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없다. 스마트폰의 뷰파인더에 들어간 세상 만큼만, 딱 그만큼만 볼 뿐이다.
지금 이순간,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길
사람들의 표정과 자연을 눈여겨보고
여러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길
내가 지금 살아가는 세상이 어떤 곳이고
어떠한 일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지
분명 당신이 놓치고 있던
또 다른 무언가가 보일 것이다.
-전승환의 '나에게 고맙다'중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해 담고싶은건 평생
저장해 놓을 수 있지만
그런 기능으로 인해 오히려 현재에는 집중못하고 있는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