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를 송곳으로 뚫는 것 같은 통증이 왔다.
너무 아파서 잇몸인지 이였는지 구분도 할 수 없었다.
조금 진정을 한 후 다시 양치를 하려고 찬물을 머금는 순간
지독한 통증이 다시 찾아온다. 혀를 이에 대고 냉기를 덜고
입안에 남은 치약 때문에 가까스로 입을 헹궜다.
그 동안 이에는 자신이 있었고 치과와는 별 상관없는 곳으로
알고 살았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먹을 때도 전혀 불편을
못 느꼈다. 치과에 갈 때마다 돈이 얼마가 들어간다는 말에도
남이 말이라 여기며 흘려들었다.
방으로 들어와서 거울 앞에서 입안을 살펴보아도 알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치과를 갔다. 신경치료를 하고 때우고
씌우려면 한 동안 다녀야 한다고 한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던 말이 떠오른다. 그동안 어머니께서 미근한
물로 양치질을 하실 때마다
“찬물에 양치질을 해야 잇몸도 튼튼하고 정신도 맑아요.”
어릴 적 아버지께서 하시던 말씀을 그대로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사정도 모르고 한 번도 못 본 척 지나가는 일 없이 보면 보는 대로
말 하는 며느리에게 대놓고 말씀은 안 하셨지만 얼마나 서운하셨을지
생각하니 죄송스럽기 그지없다. 자식을 낳아 길러봐야 부모 심정을
안 다더니 내가 그 짝이다.
나 아픈 거 몰라준다고 서운해 하고 나 힘들 때 일거리 만든다고
타박하면서 뜨거운 물 못 마시는 사람에게 커피에 찬물 섞는다고
핀잔하고 눈 나쁜 사람에게 그것도 못 알아보느냐고 할 때 얼마나
마음 상했을지 뉘우치게 된다.
나 스스로를 평가하기에 인내심도 있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있다고
자부하며 살았는데 나도 모르게 보이지 않는 상처를 준 일이 하나 둘
떠오르자 부끄러워진다. 이제라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말을 아껴야겠다.
.
천국에 가면 칼에 맞아 죽은 영혼보다 혀에 맞아 죽은 영혼이
더 많다고 했던가.
이미지 출처: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