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오늘이 트리플A의 오픈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픈 시간까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가장 먼저 달려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웃 SCT의 운영진이자 한 명의 kr 이웃으로서 축하 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일전에 시청으로 부터 주말 농장처럼 쓸 수 있는 자그마한 땅을 좀 배정받아 두셨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농사는 해보지 않으셨던 분이지만 어찌나 밭을 가꾸고 이것저것 경작하시는 것을 좋아하시는지 좀처럼 말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제 제법 나이를 드시다보니 아들 입장에서는 볕을 오래 쬐는 것도 그렇고, 밭에서 쪼그리고 앉아 계신 것도 그렇고 온통 신경 쓰이는 것 투성입니다. 그리고 늦가을 쯤 대량(?)의 수확을 거둘 때 쯤되면 차 트렁크에 온갖 밭작물을 실어다 날라야 하는데 그것도 저한테는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더군요.
엊그제는 '영양 부추'라는 것을 수확하셨는지 하루 종일 싱글벙글 하십니다. 예전에 영양 부추라는 것은 호텔 식당에서나 쓸 수 있는 고급 재료였다나요. 그런걸 이제는 밭에 심고 재배할 수 있어서 신기하다고 하시네요. 그러면서 무심코 하신 말씀이...
"이 맛에 내가 밭농사를 하는거지."
영화가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으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 내는 그릇. 우리는 '이 맛에' 영화를 만들고, '이 맛에' 영화를 감상합니다. 감독을 포함한 제작진과 관객들의 만남. 작품을 매개로 한 이 일련의 과정들은 정말 인간만이 행동하고 느낄 수 있는 선물이죠. 그리고 그런 여운을 담아 글로써, 또는 말로써 정리하고 소개하는 과정이 영화에 대한 리뷰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예전에 대체 '문화'라는 것이 뭘까 골똘히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들은 아무리 듣기 좋은 음악이라고 해도 수백 수천 번을 연속으로 듣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재미있고 감명깊은 드라마나 영화라고 하더라도 수십 수백 번을 연속으로 보지는 않죠. 그렇게 억지 감상을 했다가는 싫증을 내고 말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겠더군요. 문화는 싫증 낼 법한 우리의 반복적인 일상에 단비가 되어준다는 것. 그러나 그 단비도 매일 맞으면 싫증난다는 것. 그렇기에 문화는 늘 역동적이고 창의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의 관심과 열정은 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그 단비가 우리 마음의 밭에 뿌려져 작은 싹들을 키워나가는 것이겠죠. 그런 의미가 이 곳 트리플 A의 저변에 깔려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SCOT을 이용해 SCT를 만들고 운영해 나가다 보니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파라미터 수치값이라고 생각한 것도 막상 결정을 지으려다 보면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선호도, 그리고 설계자로서의 철학과 방침이 담길 수밖에 없더군요. 하나 하나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머리아프고 두려운 것인지 잘 알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더더욱 오치님을 비롯한 설립자, 운영자 여러분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SCOT 마을에 이웃이 생겨서 너무나 좋습니다. 그리고 더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가고 있는 것 같아 의미도 큽니다. 떡볶이 마을, 순대 타운... 서로 모여 큰 마을을 이루면 풍성함과 힘은 배가 됩니다. 영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한 명의 유저로서, 또한 이웃 가게 SCT의 운영진으로서 트리플A의 번영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저도 자주 들려서 많은 즐거움 누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생 영화 : 굿 윌 헌팅
https://www.themoviedb.org/movie/489-good-will-hunting?language=en-USAAA
정말 제 인생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꼭 글을 한 번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