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나에게 동화책이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였고,
착하게 살면 어쨌든 결국엔 해피엔딩이므로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지침서 정도였다.
백설공주나 피터팬, 신데렐라 등등은
현실세계에서는 전혀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니까.
아이를 낳고 나서
우연히 접하게 된 동화책은
어렸을 적 내가 느꼈던 감정과는 사뭇 달랐다.
간혹 이 책처럼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동화책을 볼 때면
너무 사실적이라 가슴이 아려오기까지 한다.

이 책은 서천석 선생님의 책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https://steemit.com/book/@holic7/3tn383 )’ 을
보고 알게 되었다.
첫째녀석에게 엄마가 일하고 있는 동안
엄마의 마음은 어떤지 알려주고 싶어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이 책은 월요일 하루 동안의
엄마와 딸 은비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왼쪽 페이지에는 엄마의 일상을,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 시각 은비의 일상을 보여준다.
월요일 아침 엄마는 출근 준비로,
은비 유치원 등원준비로 바쁘다.

그림을 보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다.
월요일 아침은 이상하게도
더 바쁘게 느껴진다.
엄마의 마음이 바쁜 탓에 준비하는 동안
은비의 마음을 헤아려 줄 여유가 없다.
은비를 유치원에 보내놓고 나서
북적이는 전철 안.
엄마는 은비와 헤어질 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내내 마음에 걸린다.
바쁜 오전시간을 보내고 점심시간 산책길에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기 엄마를 보게 된다.

‘우리 은비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첫째녀석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이 대목에서 목이 메였다.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쩜 이리도 엄마의 마음을 잘 담아 냈을까..
길을 가다가 첫째녀석 또래의
아이만 스쳐 지나가도
첫째녀석이 보고 싶어 진다.
갓난 아이를 봐도
‘우리 첫째녀석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하면서
첫째녀석의 어릴 적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눈 앞으로 스윽 지나간다.
‘어린이집에서는 잘 놀고 있을까..
문득 떠오른 엄마 생각에
슬퍼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짧은 시간에도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된다.
퇴근시간은 다 되어 가는데
엄마는 아직 일을 마치지 못했어요.
정시에 퇴근을 해도
아이를 몇 시간 못 보는데
일이 많아 야근까지 해야 하는 날에는
마음이 더 조급해진다.
‘빨리 끝내야 하는데 빨리 끝내야 하는데..’ 라고
맘을 먹을수록 일은 더 지체 되기만 한다.
결국 어느 정도만 마무리를 해 놓고
집으로 향할 때가 많았다.

하루 일정을 다 마치고
엄마가 퇴근을 한 후 은비와 잠자리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있다.
“엄마는 회사에서 뭐했어?”
“엄마? 우리 은비 생각 했지!”
은비가 오늘 하루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에요.
하...
마지막에서 또 한번 울컥했다.
동화책이라 불리지만
동화책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랄까..
첫째녀석은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또 읽어달라 했지만,
내가 너무 감정이입을 한 탓에
차마 다시 읽어 내려갈 수 없었다.
첫째녀석이 글자를 읽게 되면
그때 다시 한번 빌려와야겠다.
이 동화책을 보고
엄마는 항상 네가 보고 싶고,
항상 네 생각하고 있다는 걸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는 지금 뭐 할까? 내 생각은 할까?’
어렸을 적, 일하러 간 엄마를 기다리면서
나는 자주 생각했어요.
그런데 엄마에게 물어보지는 못했어요.
저녁 늦게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엄마는
늘 지쳐있었으니까요.
내가 말썽을 피워 꾸중을 할 때면
엄마가 더 힘들어 보였어요.
그럴 때마다 엄마가 힘든 게 다
내 탓 같아서 속상했어요.
부모가 되고 나서야 어릴 적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았지요.
여러분의 엄마는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요?
하는 일은 저마다 달라도, 아이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만은
세상 모든 엄마가 같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 작가의 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