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위로..’
제목은 의도한 것일까? 아닐까?
책 제목은 참 좋은데
내용은 생각만큼 좋지 않아서
실망했던 책들도 꽤 있었는데,
이 책은 제목과 내용들이
딱 혼연일체가 되어있다.
아무 생각 없이 책을 펼쳤는데
뭔지 모를 따뜻함이 내 몸에 스며듦을 느낀다.

#1 <뜻밖의 위로>
인간이라는 것이, 온전히 혼자라는 것이
너무 외롭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나에게 어느 날 문득 조용히 다가와
아주 작은 몸으로 아주 작은 무게를 기대어
그 작은 면적으로 전해져오는 온기로
외로웠던 온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존재가 있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그렇게 서로의 의미가 되어준다.
<너는 알까>
가장 슬프고 우울한 날에도
너는 한결 같고 하염없는 마음으로
나에게 깊은 위안을 준다.
너는 알까?
작은 너의 존재가 나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이 글을 보며 두 녀석이 생각났다.

두녀석은 작은 몸둥이로도
나에게 큰 위로와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다.
아침 7시면 기상하는 첫째녀석 덕에
둘째녀석과 나도 이른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너무 피곤해서 거실에 누워 쓰러져 있으면
둘째녀석은 내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흔들어 대기도 하고
얼굴을 내 몸 이곳저곳에 부벼대기도 한다.
둘째녀석의 이런 행동은 귀찮다기 보다는
마냥 사랑스럽게만 느껴진다.
나만보면 자꾸 공룡놀이를 하자고
조르는 첫째녀석.
놀다가 내 잘못으로 장난감이 부러졌는데도
애써 미소를 보이며 “그래도 괜차나~”라고
말해준다.
그 말이 참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두 녀석과 함께 있으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빨리간다.
놀때든 잘때든 내 옆에 꼭 붙어 있는
두 녀석을 보면
난 지금 사랑을 받고 있구나란 생각에
행복하기도하고,
두녀석이 외로울 틈을 주지 않아
고맙기도 하다.
#2 <너의 존재>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 아름답다고 말하면
“정말 아름답네”라고 대답해 줄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
힘들다는 투정에 조금만 더 힘내라며
손을 꽉 잡아줄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
한숨같이 뱉은 말이 혼잣말로
허공에서 사라지기 전에
소중히 받아주는 존재가 옆에 있다는 것.
이 글을 보니 남편이 떠올랐다.
'힘들다는 표정에 조금만 더 힘내라며 는
손을 꽉 잡아줄 누군가'
남편이지 않을까 싶었다.
남편과 살면서 가장 감동받았을 때는
첫째녀석을 임신했을 때였다.
차가 많이 다니는 골목을 걷거나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갈 때면
항상 손을 잡아 주었다.
그때 잡은 손이 얼마나 든든하게 느껴졌는지..
평소 무뚝뚝해서 애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남편이었기에
더 고맙게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남편은 내가 늙어서 아프면
요양원을 보낸다고 말하지만,
안다. 그 말이 되도록
아프지 말라는 말이라는 것을..
그리고 아프더라도 임신했을 때처럼
묵묵히 손을 잡아주며 곁을 지켜줄 것이라는 것을..
회사에서 일 마치고 힘든 몸으로 집에 와서
허공에 내뱉는 내 푸념을
아무말 없이 받아줘서
항상 고마울 따름이다.
#3 <당신이 알아주면 좋겠어요>
어느 날, 길을 걷고 있는데 내 앞에서
혼자 아장아장 걷던 아이가 뭔가에 발이 걸려
퍽하고 앞으로 넘어졌다.
‘아이고, 아프겠다. 울겠지?’생각하며 일으켜 세
워주려고 다가가는데 아이가 혼자 벌떡 일어나더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중략) 멀리서 아이를 보고 있던
엄마가 괜찮냐며 서둘러 다가오자
그때부터 아이는 이마를 가리키며 엄청 울기 시작했다.
수신자가 분명히 정해져 있는 울음이었다.
모르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엄마가
알아주길 바라는 아픔이었다.
(중략) 웃음은 아무 때나 누구에게나
쉽게 보일 수 있지만,
눈물은 신뢰하는 몇몇 사람들 외에는
보여주기 힘들다. 이 사람 앞에서는
무너져 내려도 괜찮을 거라는 믿음,
그로부터의 진정성 있는 위로는
마음으로 바로 전달되어 더 많이 아프지 않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녀석도 그런 것 같다.
살짝 넘어져도 내 얼굴을 쳐다 본다.
그러고선 울려는 액션을 취한다.
“괜찮아~ 괜찮아~”라고 토닥여주면
이내 찡그렸던 인상을 펴고,
‘아 괜찮구나’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노는 두 녀석이다.
지금 두 녀석 곁에서 아프면 안아줄 수 있어서
달래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아프면 누군가에게 안겨서
위로를 받을 수 있어서
그 위로가 특효약이라서
참 다행이다.
#4 <부모님이 작아졌다고 느껴지는 순간들>
몸의 어딘가가 아프다는 말씀에
괜히 겁이 덜컥 날 때.
날씨가 너무 춥거나 덥거나, 눈이나 비가
많이 오면 걱정이 될 때.
엄마가 만들어 주신 반찬의 간이 점점 짜질 때.
옛날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계속 하실 때.
문득 부모님의 뒷모습을 바라볼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