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월급을 처음 타다보니, 아무래도 첫 월급 얘기를 자주 하게 된다. 아마 글 몇개만 더 쓰면 첫 월급 타령은 끝나지 않을까 싶다.
여튼, 한 주가 지나긴 했지만 이번에 받은 첫 월급으로 그동안 고마웠던 가족들에게 밥을 한 끼 사기로 했다.
이 곳에 약간 내 내력을 얘기하자면, 어릴 적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시기가 있어 잠시 친척 댁에 얹혀 살 일이 있었다. 그 친척 댁은 아버지의 누나, 즉 고모 댁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살았으니, 어느 정도 자아가 자리잡을 시기의 대부분을 고모댁에서 보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고모 댁에 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즐거웠던 일도, 슬펐던 일도, 화가 났던 일들도. 사람 사는 곳이고 어떻게보면 남인 사람들도 함께 어울리게 되다보니 감정이 상할 일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 운이 좋은 편이었다. 집안이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기하지 않은 부모님과, 이미 자식들이 장성했음에도 또 다른 자식처럼 정을 갖고 키워준 고모와, 피 한방울 안섞였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나와 누나를 받아준 고모부, 그리고 친 동생처럼 대해준 사촌 큰 형과 작은 형에게 둘러싸여 평범한 가정과 다를 바 없이 건강하게 자랐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물론, 완전히 행복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 있던 내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재수 없이 대학도 들어가고, 대학원까지 들어가며, 마침내 내가 하고 싶은 일의 전문가 과정에 보수를 받고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푼돈일 수 있는 월급이 나에게는 그 어느 돈 보다도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적은 월급이지만,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사람들에게 밥 한 번 사고 싶었다. 그래서 18년 4월 1일, 경기도에 있는 고모댁에 내려와 아버지, 고모와 고모부, 사촌 큰형과 형수님, 그리고 조카들에게 소고기를 대접했다(아쉽게도 작은 형과 어머니는 해외에 계신다). 비록 다 같이 먹어도 20만원도 안나오는 저렴한 고기집이었지만, 언젠가 대성해서 더 맛있는 것들을 대접하고, 조카들에게도 내가 자라면서 보호 받았던 것처럼 할 수 있는 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싶다.
앞으로 많이 벌어 고마운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현해야겠다. 여러 분도 오늘 하루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조만간 안부 연락이나 식사 대접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