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치과를 갔습니다. 얼마 전부터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오른쪽 아래 제일 안쪽 어금니가 아프더라고요. 참고 먹다보면 아픈 게 가셔서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미루고 미루던 치과진료를 오늘에야 가게 된 거죠. 1년 전쯤에 치과에서 떼운 곳이라 떼운 게 문제가 된 것이 아닌가 싶었더랍니다. 진료를 받으며 의사선생님에게 그렇게 말을 했고요. 근데 의사선생님이 혹 이를 심하게 가는 버릇이나 이를 꽉 다무는 습관 같은 것이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런 버릇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던 터라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했죠. X-ray를 보여주는데 그 어금니에 금이 가고 전에 떼운 것이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과하게 많이 사용해서 그런 거 같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진료 내역을 보시더니 전에 사랑니를 뽑은 후 불편한 점이 없었냐고 물어보더군요. 기억을 더듬어보니 사랑니를 뽑고 나서 음식을 씹다가 오른쪽 위와 아래의 제일 안쪽 어금니가 부딫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이야기 했죠. 아마 그것 때문에 아래쪽 어금니에 금이 간 거 같다고하더군요. 약 7개월 전에 불현듯 잇몸 밖으로 외출한 사랑니를 뽑았었습니다.(https://steemit.com/kr/@zaedol/c52yu) 쓸모가 없는 것이니 하고 빼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생활을 했었죠. 가끔 위아래 어금니가 부딫혀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이죠. 그렇게 생각한 사랑니 발치 덕에 어금니가 금니로 둔갑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정말 아무 쓸모도 없고 존재감마저도 미미한데 그것의 부재로 인해 난감한 일들이 벌어질 때가 있지요. 혹은 반대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어떤 것 덕에 어려운 일을 무사히 해결해 낼 수 있을 때도 있고요. 늘 그럴수는 없을진 모르지만 작은 것, 존재감이 없는 것에도 세심하게 관심을 가지도록 해봐야 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직업적인 것이겠지만 수업 속 아이들을 생각하면서도 그런 생각이 미치게 되더군요. 특히 작년 거의 존재감이 없이 교실에 있던 한 아이가 올해 3월이 되자마자 대안학교로 가버린 일이 떠올랐습니다. 원래 존재감이 없었고 아이들과의 교류도 적었던지라 별로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미인가 대안학교로 간 덕에 여러가지 학적처리를 하느라 6월까지 이런저런 행정업무들이 계속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거기다 반의 아이들이 그 아이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각종 활동에서 그 아이의 부재를 느끼고 그 아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며 그 아이의 빈 자리라는 것을 느끼었죠. 작은 학교라 인원변동없이 학년이 올라가는지라 더 그랬던거 같습니다. 어쩌면 사랑니 같은 아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집의 자랑거리(?)가 되어버린 부엌 쪽 창문으로 바라본 저녁놀입니다. 어쩌면 살아가는데 아무 의미도 없고 있어도 없어도 였던 이 풍경이 어느덧 삶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물론 스팀잇을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생각하지도 못 했을테죠.
오늘 치과 진료를 하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다들 건강은 잘 챙기고 있으신가요? 부디 건강하고 시원한 여름보내고 있길 바랍니다. ^^
사족.
학창시절에 우리 신체기관 중 절대로 쓸모없는 기관은 없다며 맹장 역시 어떤 기능을 할 것이라고 어쩌면 앞으로 닥칠 우주 시대에 우주에서 생활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관은 아닐까 라는 말을 하던 선생님이 있으셨죠. 맹장 수술을 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말이죠. 그냥 우스개 소리로 여겼는데 이 글을 쓰며 문득 떠오르네요. 근데 맹장이 하는 기능이 있는가요? 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