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쌍둥이 딸들은 내가 아직 모자란 인간임을 깨닫게 해 주는 존재이다. 늘 웃으며 대화로 설득하고 그 어떤 패악질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따뜻한 아버지로 임할 것이라는 나의 기대, 다짐이 무참히 깨지게 만들어 준다. 어제 재우기 위해 양치질을 시키려는 나의 미소에 칫솔 내팽겨치기로 응수하는 딸에게 버럭 소리를 질러버렸다. 이에 응수해 몸부림을 쳐대는 딸을 양 다리로 결박하여 기어코 분노의 양치질을 시켰다. 눈물을 흘리는 딸을 보며 깨끗해질 그 아이의 이에 반해 나의 기분은 처참히 지저분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더 거칠은 동작으로 기저귀를 갈고 씻기려는 나에게서 딸을 뺏듯 데리고 가 아내가 나머지 잠자기 준비를 마무리 시켰다. 무언가 더 감정적으로 폭발할 거 같아서 위험해 보였나 보다.
"자기는 학교에서 남의 아이들은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으면서 왜 딸들이 울거나 떼를 쓰면 그렇게 감정적이 되는 거야?"
아이들 재우기 소동을 마치고 아내가 한 말에 딱히 대꾸할 것도 없이 멍해졌다. 못난 내 자신을 보인 것같고 미안했다. 딸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돌이켜보면 딱히 딸들이 엄청난 미운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왜 난 그렇게 된 걸까? 하루의 피곤함이 절정에 달할 시간이어서 일까? 딸의 울음이나 떼쓰는 것에 대해 행동수정을 해야 하는 책임감을 과하게 느끼고 있는데 행동수정이 단 1도 안되는 것에 대한 자괴감의 발현일까? 아내가 지적한 거처럼 남의 아이(학생)들에게는 분명 관대한 편인데 말이다. 우리 두 딸들이 "아빠 수양이 부족해. 좀 더 수양을 쌓아야 겠어."라며 깨우침을 주려 한 것은 아닐까? 하하... 평소에 하던 다짐에 몇 갑절 더 하여 다짐을 했다. 그리고 오늘 아이들을 재우며 역시 같은 상황이 발생하였지만 끝까지 웃으며 잘 버텨냈다. 뭐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은 있었지만 말이다.
아이를 낳고 길러야 그제서야 어른이 된다는 어른들의 말은 아이들을 기르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그런 자기자신을 다스리고 성장시킬 수 있게 되기 때문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나도 기억이 없는 어린 시절 저 아이들처럼 굴었을까 반추해 보기도 하고 부모님의 노고에 대해 고마움도 갖게 된다.
아... 내일은 좀 더 부드럽게 아이들을 양치질시키고 재울 수 있길...
써 놓은 글을 보며 참 나란 사람 모자란 사람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그럼에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진 않나 하는 안도감도 느끼게 된다. 육아에 관해서는 정말 아내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아내가 없으면 저 두 딸을 어떻게 기르지 하며 덜컥 겁이 난다. 육아퇴근이 늦은 만큼 늦게 글을 올리고 이제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