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소나기에 낙담하고 있을 때,
저 멀리 무지개가 보였다.
인생사 새옹지마라 하던 말이 떠올랐다.
다음 주까지 상담주간이다.
담임으로 학년 초 의례히 하는 반 학생들에 대한 상담을 하는 주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상담은 늘 일상적으로 하는 것이고 학생의 총체적이며 맥락적인 이해를 위해 가정을 방문하여 부모님과 여러가지 상담을 하는 것이다.
물론 가정방문을 허락하지 않는 가정은 부모님이 학교로 오시던지 전화를 통해 상담하게 끔 하고 있다.
하지만 될 수 있으면 가정방문을 하여 상담하자고 권하는데 학생들이 생활하는 환경에 대해 꾸밈없이 볼 수 있고 학생과 부모님 사이의 관계에 대한 파악이 더 깊이 되어 학생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가정방문을 통해 자신의 집과 가족들을 선생님이 다 만나보았다는 것이 학생과 교사 사이의 벽을 더 허물게 해준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이 어느정도 일관된 모습을 갖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학교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이 판이하게 달라 여러가지로 학생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가정에서는 학교를 원망하고 배척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한번 이렇게 가정방문으로 안면을 트고 나면 이후 학생들의 학교생활이나 성적 고민에 대한 문의를 하고자 할 때 부담없이 할 수 있기도 하고 교육과정 설명회, 학부모회의, 학부모수업 등 여러 학교활동에 대한 참여율이 높아진다.
학생이 1학년 일 때 처음 가정방문은 부담스러워 하는 면이 크지만 한해 그렇게 가정방문을 트고 나면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 주시는 것인지 다음 학년부터는 크게 부담가지지 않고 가정방문 일정을 잡게 된다.
지금 2학년 담임을 하고 있어 뭔가 척척 일정이 잡히고 드디어 오늘 두 가정을 다녀왔다.
방문한 두 집의 부모님 모두 너무 자연스럽게 맞이 해주고 허심탄회하게 이것저것 말씀해 주셨다.
부모님들보다 가정방문을 가는 교사인 내가 더 긴장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실제로도 그러했기도 했고...
가정방문이라는 소나기가 지나가고 학생과 그 가정에 대한 이해와 신뢰구축을 이룬 듯한 무지개를 보게 되어 늦은 퇴근임에도 발걸음이 가벼웠다.
학창시절 우리집을 누구에게 밝히는 것이 싫었었다.
뭔가 발가벗는 느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남은 친구들을 보면 나의 집과 나의 부모님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다.
교사가 되어 가정방문을 다니면서 내가 학생일 때 가정방문을 받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