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시장의 막바지 단계에서 투자자들에게 장기 보유 전략을 권하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다.
-사이 하딩
일 년 전의 호황을 기억하며
호황시장에서 물량을 받아줄 ‘호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는 나만의 지표가 있다. 그 지표를 확인하려면 대형서점에 정기적으로 가야한다. 어느날 갑자기 해당 섹터의 대형 매대가 새로 생기고 관련 신간서적의 종류가 30개 이상이면 거의 고점이 임박한 거라고 본다.
2008년 초에 서점에는 홍콩H펀드나 중국주식관련 서적이 홍수를 이루었다. 그 때 나는 진열된 책을 몇 권 사 보고 큰 희망에 부풀어 하루에 한 개 씩 문을 연다는 미래에셋증권 지점의 문을 두드렸다. 정말 완벽하게 낚였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이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 세액공제용으로 가입했던 연금저축을 해약했다. 2008년 여름 내가 이 펀드에 가입할 무렵, 워런 버핏은 2002년도부터 매집했던 페트로 차이나 주식을 매도하고 있었다. 나는 전설의 가치투자자와 역방향으로 투자를 했던 것이다.
[내일의 금맥]의 저자 마크 파버는 보통의 투자자들이 매번 상투를 잡는 것은 방송, 소문, 수치발표를 보고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모두가 아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 탐욕에 젖어서 매수할 때 1년만 참으면 소중한 돈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그 돈은 워런 버핏이 한 것처럼 모두가 모르는 곳으로 보내야 한다.
작년 겨울에 나는 반디앤 루니스에서 데쟈뷰를 느꼈다. 환한 조명을 받은 큰 진열대 위에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관련 책을 수십 종류 모아놓은 것이다. 중국 펀드 가입을 했던 10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가 챠트를 볼 줄 안다는 점과 명상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번에 닥친 버블은 암호화폐였다. 미용실에 가면 옆에 앉아 있는 남자 손님은 코인 챠트를 보고 있었고 택시를 타면 기사님이 코인 이야기를 했다. 심지어 명상모임의 단톡방에서 레져나노 사용법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으니 그 열풍은 엄청났다. 나는 ‘가즈아’ 라던지 ‘존버’라는 말이 영 어색해서, 그리고 그들 중 한 분이 10년 전의 나처럼 세액공제용 연금저축을 해약하고 비트코인을 구입했다는 말에 단톡방을 나오고 말았다.
앞으로 어떤 섹터에서 버블을 형성할 지는 모르지만 10년을 주기로 한 번씩 큰 기회가 오는 것 같다. 1970년대에는 오일이었고, 1980년대에는 일본 주식시장이었고, 1990년대에는 닷컴열풍이었으며 2000년에는 브릭스를 포함한 중국주식시장이었다. 인간의 투기본성이 없어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버블이 생기고 사라질 것이다. 아무도 모를 때 사서 누구나 알 때 팔 수 있다면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사실 나는 ‘존버’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고점에 사서 물려 있는 뉘앙스로 들리기 때문이다. 저가에 매수하고 상승하길 기다리는 상태도 ‘존버’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역시나 힘이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 미래에 사람들이 열광해서 연금저축까지 해약해서 들어갈 만한 새로운 섹터를 발견하기 전까지 범람하는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야말로 나에겐 ‘존버’인 것 같다.
투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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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 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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