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이 힘주고 글쓰기도 힘들다. 좋은 날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걸 잘 알지만, 꼭 지나고 나야 봄이었음을 알게 된다.
한 달 전만 해도 널널했다. 정말 널널했다. 일주일에 300스달을 보상으로 받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운 좋으면 $100 이상도 찍고 그랬다. 날마다 여러 개의 글을 썼고, 모든 글이 다 안타 이상 칠 자신이 있었으며 실제로 그랬다.
그런데 요즘은 $50 이상 찍는 게 힘들다. 정말 힘들다. 나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기존에 타율 좋던 분들도 다 느끼고 있을 거다. 요즘은 정말 $50이 힘들다.
가장 큰 원인은 스팀의 하락이다. 좋은 시절이던 몇 주 전에 비해 스팀 가격이 절반이 되었다. 그러니 보상도 절반이 될 수밖에.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경쟁자가 늘었다. 정말 늘었다! 그리고 $50 찍기도 힘든 나와는 다르게 $100 넘기는 뉴비 분들도 많다. 이게 진짜 걱정이 된다.
이 걱정은 순전히 개인적인 걱정이다. 스팀잇으로서는, 그리고 스팀과 스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만세를 부를 정도로 좋은 일이다. 가입자가 늘었고 능력자가 늘었다. 그들이 오기 전에는 기존의 회원끼리 모두가 생산하고 모두가 소비해야 하지만, 능력자가 늘어나면 이제는 그것도 양극화가 가능해진다. 생산하는 사람은 생산만 하고, 소비자는 스팀잇에 돈을 벌기 위해 오는 게 아니라 그 능력자들에게 보상을 찍어주기 위해 가입을 하게 된다. 이제는 스팀이 별풍선처럼 된다고나 할까. 굳이 보팅이 아니라도 스팀을 잔뜩 사서 별풍선처럼 도네 형식으로 바로 보내도 된다. 그런 것도 가능한 것이 스팀잇이다.
전체적으로 좋은 현상이지만, 경쟁자의 입장에서는 피가 마르는 일이다. 글 잘 쓰는 사람, 만화 잘 그리는 사람, 리뷰 잘 쓰는 사람, 인맥관리에 초능력을 발휘하는 사람, 역사를 재밌게 쓰는 사람, 과학을 재밌게 쓰는 사람, 여행기를 끝장나게 맛깔나게 쓰는 사람, 평범한 소재로 웃고 울리는 사람... 정말 많이 들어왔다.
전에는 조금만 그럴싸해 보이는 글을 쓰면 큰 보상을 받으며, 내가 여기서는 꽤 잘나가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의기양양할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정말 채굴 초기의 현상이다. 그 옛날 어떤 처음 나왔을 때는, 채굴장의 그래픽카드 몇 개 돌려서 하루에 천 몇 개의 코인을 캤다. 그리고는 캐는 족족 좋다고 몇 만원에 팔아먹었다. 그 코인은 얼마 후 이름을 바뀌었고 지금은 개당 백만원 가까이 하며 채굴기가 아니면 캘 수도 없게 되었다. 그걸 팔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면 나는 지금쯤 스팀잇의 한국 최고 고래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스팀잇의 초기 채굴 시절도 지나간 느낌이다. 정말 짱짱하다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평소 명성을 들어 알고 있던 쟁쟁한 분들이 뉴비로 진입한 게 심심찮게 보인다. 그들과 나를 비교하면 나는 85% 정도라고 본다. 그들은 아마 빠른 시일 내에 나를 추월하게 될 것이다. 지금 내가 그들보다 나은 점은 그나마 운이 좋아서 그들보다 먼저 가입했고 그들보다 먼저 스파를 모을 기회가 있었다는 것뿐이다.
그러다 보니 나도 자신감이 조금은 사라진다. 이제는 정말 각 잡고 쓰지 않으면 좋은 보상을 받기가 힘들다. 심지어 차라리 이런 잡담이 더 많은 보상을 받기도 하니, 그런 보상은 아마도 동정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동정표는 오래 못 간다. 맨날 징징거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이런 나조차 이럴 진데 아직 정착하지 못한 뉴비들은 얼마나 더 심한 압박감을 느낄지 모르겠다.
미안하다. 그나마 헌비에다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았고 스파도 꽤 넉넉한 내가 이런 글을 쓰면 배부른 소리 한다며 기운 빠질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자신 있게 큰 소리 치고 싶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나도 사람이다. 보상 적게 찍히면 징징 거리고 싶은 복어에 불과하다.
스팀잇 때문에 본업은 손도 못 대고 있다. 그래도 본업에 충실하면서 스팀잇과 밸런스를 찾는 사람들이 참 대단한 것 같다. 한번 들어와서 새로 고침만 해도 몇 시간이 훌쩍이다. 돈 벌러 온 게 아니라 즐기러 온 거라면 스팀잇은 이미 본궤도에 올랐다고 본다. 가입 안 한 사람도 새로 고침만 해도 보물처럼 재밌고 유익한 글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웬만한 잡지 보는 것보다 새로 고침 하는 게 더 재미날 정도다.
각잡고 힘주고 쓰려던 글이 몇 개 있는데, 도무지 탈력이 회복되지 않아서 완성하지 못했다. 결국 두서도 없고 결론도 없는 잡담인지라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지금부터라도 본업도 신경 좀 써야겠다. (매일 말 뿐이지만...) 다음에는 각잡고 힘준 글이 올라갈 것이다.
이런 구질구질한 글이라도 읽어주실 분들만 읽으라는 뜻에서 kr는 붙이지 않기로 한다.
ps
와... kr 태그도 안 달았는데 이렇게 많이 보실 줄이야..
역시 팔로워의 힘이 깡패인 듯.
제목도 잘 뽑은듯.
이 제목 자주 이용해야겠음. ㅎ1ㅎ1ㅎ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