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 록 체 인 & 미 디 어
그리고 저널리즘적 상상력안녕하세요
얼마 전(2018년 5월 3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블록체인과 미디어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 내용과 이후 여러 선생님들과 대화하며 추가로 얻은 정보와 생각들을 이 글에 정리합니다. 아직 고민해야 할 점이 아주 많습니다. 이 글의 성격은 '제가 요즘 이런 데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도가 되겠네요.
※ 주의 ※
대학 다닐 때 미처 ppt 제작 능력을 기르지 못함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감
그럼 시작합니다! 편의상 본문은 반말로 작성하겠습니다.
블록체인X미디어를 상상하는 접근법은 여러가지다. 블록체인 기술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미디어 생태계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미디어의 문제점을 콘텐츠의 생산-유통-소비 관점에서 짚고 이에 대한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단 이 글에서는 재단 발표 내용을 주로 정리한다.
블록체인 취재 기자로서, 내 최대 관심사는 블록체인과 저널리즘적 상상력이다. 구체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이 저널리즘에 기여할 수 있을까?' '현행 취재·보도 과정을 개선할 수 있을까?'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블록체인 기술에서 찾아볼 수 있진 않을까?' '토큰경제에 연계된 보상 시스템으로 집단지성이 참여하는 팩트체크 시장을 돌릴 수 있진 않을까?' '토큰경제 모델이 기자-독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진 않을까?' 등이 궁금하다.
그래서 '블록체인과 미디어'라는 주제 중에서도 가장 집중하고 싶은 '블록체인과 뉴스 미디어'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고 추후 블록체인과 미디어를 짚어보고자 한다.
| 자료 출처 : BIS 한화투자증권
일단 블록체인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때문에 기술적으로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달라)
블록체인은 중개인, 즉 미들맨 없이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블록체인 등장 전까지 우리는 온라인에서 누군가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하여간 어떤 거래(트랜잭션)를 할 때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중간에 신뢰를 담보해줄 중개자를 세웠다. 이 중개자가 중간에서 거래 장부(원장)를 관리해줬다. 이 중개자는 나도 너도, 철수도 영희도 믿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그래서 대개 중앙집중적인 성격을 갖는다. 온라인을 통한 금융 거래에서라면 이 중개자는 '중앙은행'이 되겠다.
그런데 예전부터 쭉 - 중개자를 없애려는 욕망이 있었다. 일단 중개자가 있으면 중간 단계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기에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중개 수수료도 발생한다. 게다가 권력과 영향력이 집중된 제3자가 있다는 게 마냥 유쾌하지도 않다.
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중개인을 없앨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하며 이 문제가 풀렸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술 레벨에서 신뢰를 담보한다. trustless라고 한다. 상대방이 믿을 만한 사람인지 고민하고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해 골머리 썩을 필요가 없다. 기술적으로 신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어떻게 신뢰를 담보하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같은 거래 장부에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 기록을 기록한다. 그리고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다 같이 공증한다. 이를 분산원장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를 네트워크 망에서 표현하자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
알다시피 분산화된 시스템은 원래 있었다. 분산 DB(데이터베이스)가 등장한 지 꽤 됐으니까. 새로운! 그래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탈중앙화이다.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은 이런 말을 했다.
참고로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 업계 사람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사이트에서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는 사람이다.
비탈릭 부테린이 블록체인의 본질로 꼽은 '탈중앙화'를 좀 들여다보자. 탈중앙화는 다음 3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 번째; 검열 저항성. 검열 저항성은 중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블록체인에서 A라는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이행된다. 조건을 적어놓은 것을 스마트 계약이라고 하는데 스마트 계약은 기술 레벨에서 프로그램에 의해 이행되기 때문에 중단할 수 없다. (feat. code is law)
두 번째; 비가역성이다. 한 번 거래가 이행되면 되돌릴 수 없고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세 번째; 투명성이다. 분산 원장은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
정리해보자. 블록체인의 본질은 탈중앙화이고, 탈중앙화는 ▲검열 저항성 ▲비가역성 ▲투명성을 가진다. 블록체인과 (뉴스) 미디어의 케미를 이 블록체인의 특성에서부터 생각해보자.
하나씩 짚어보자. 먼저 검열 저항성과 뉴스 미디어 | 당연히 '그린라이트'다.
현재 언론 활동에 검열로 작용하는 요소들은 여러가지다. 광고주로 대표되는 시장 권력, 정치 권력, 언론사주 등. 유통망을 쥐고 있는 거대 포털과 페이스북 같은 IT 플랫폼 사업자도 기자-독자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미들맨이다. 이들은 저널리즘을 해치는 요소다.
다음으로 비가역성, 투명성과 미디어 | 글쎄, 잘 모르겠다. 언론 활동을 단순히 '정보의 기록'으로 치환한다면 위·변조 불가능한 상태로 정보를 기록하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블록체인은 '진본성'만을 보장한다. 그리고 진본성은 사실, 나아가 진실과 전혀 다른 문제다. 블록체인에 담기는 내용(데이터)이 애초에 잘못된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를 수정할 수 없고 더구나 이것을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은 큰 문제다. 언론 활동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얼마 전 한 개발자가 판문점 선언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했다.
이더리움에 기록된 판문점 선언 보는 법 : 이더스캔에 접속해 거래값(Txhash)에 '0xe4ee15d3f63db8464a649e3237ed83e930f9b3e40e842537a626745d1c96553c'을 입력하면 이 페이지가 뜬다. 거래 상세 내역 중 메모에 해당하는 Input Data에 16진수로 기록된 데이터를 'Convert To UT8' 하면 한글 판문점 선언을 볼 수 있다.
역사적인 선언문이 위·변조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기록한 것은 근사한 퍼포먼스다. 그런데, 만약 판문점 선언이 아닌 악의적인 뉴스, 피해를 야기하는 정보, 가짜뉴스 등이 이더리움에 기록됐다면? 언론 활동에 치명적인 문제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블록체인의 기술적인 특징과 미디어, 저널리즘이 '환상의 케미'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모든 건 개념적으로 따진 것이다. 더구나 블록체인 자체의 core value보다는 '토큰경제 모델'에 따른 인센티브 시스템에 주목하는 시도도 많다. 아무튼 요는 이것이다. 모든 궁금증에 대한 실제적 해답은 '실천'의 영역에서 나온다는 것.
그러니 사례를 살펴보자.
사례 1. 시빌(Civil)
시빌은 내가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프로젝트다. 사실 나 자신도 시빌 뉴스룸에 지원했다. (지원서가 잘 접수됐다는 메시지 이외 아직 피드백이 없는 게 함정..........)
시빌은 '우리의 미션은 저널리즘이야!'라고 선언한다. 2016년 말 미국에서 시작됐고 2018년 6월 11일 두 개의 뉴스룸, SLUDGE, DOCUMENTED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6월 14일 팟캐스트 ZIGZAG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빌은 기존 뉴스 생태계에서 기자-독자 사이에 존재하는 미들맨을 없애려는 프로젝트다. 핵심은 수익 구조를 잠식한 광고 모델을 블록체인 가진 뉴스 마켓 플레이스로 대체하겠다는 것. 시빌은 지속가능하고 독립적인 언론 활동을 위해서는 새로운 뉴스 구독 모델이 필요하다고 봤고, 토큰경제가 여기에 적합하다고 봤다.
토큰경제는 뉴스 생산의 탈중앙화도 이룬다. 시빌에서 활동하는 기자 집단을 '뉴스룸'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뉴스룸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지는 시빌 토큰(CVL_아직 발행 안 됨)을 가진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정한다. 토큰 큐레이티드 레지스트리(TCR) 모델을 차용해 토큰 보유자들이 투표를 통해 뉴스룸의 출범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2가지 함의를 가진다. '퀄리티 저널리즘'을 위한 장치이자, 뉴스룸 출범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커뮤니티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탈중앙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기자가 되려면 일명 '언론고시'라고 불리는 언론사 입사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고시가 아님에도 고시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 관문을 통과하기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 관문을 뚫고 기자가 되는 사람은 대부분 상위권 대학을 나온 중산층 이상의...동종의 인간군을 이룬다. 그리고 이들이 생산하는 기사가 사회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
그동안 논술 시험 위주인 현 언론사 입사 시험 시스템에 여러 문제가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이 방식이 그나마 공정하고 저널리즘의 질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이다.
시빌의 TCR 방식이 국내 언론사 입사 시험보다 퀄리티 저널리즘에 적합할지, 더 효율적인 방법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아 기자가 되는 방법에 관심이 간다. (물론 지금도 미디어 스타트업을 차리면 기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빌의 사례처럼 근간을 이루는 저널리즘 강령, 즉 시빌 헌법을 통해 검증받는 절차는 없다.)
주저리주저리 얘기가 길어졌는데 시빌 뉴스룸 랜딩 페이지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 2018년 6월 26일 sludge 첫 페이지 갈무리 (출처 : sludge 홈페이지)
사실 좀 더 특별한 랜딩 페이지를 기대했었다. 지난해 시빌이 홈페이지에 띄웠던 컨셉 이미지가 아래와 같았기 때문이다. 쏘 힙-
위 이미지는 시빌 홈페이지가 개편되기 이전에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것인데, 당시 시빌은 '서비스로서의 팩트 체킹'(Fact Checking As A Service), 뉴스 팁, (기자) 평판 조회, 필터버블을 방지하기 위한 투광조명 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어쩐지 현재 베타 버전인 시빌 헌법에는 이런 내용이 잘 안 보인다.
나는 위 서비스들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하나만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소수의 전문적인 인력이 아닌 집단지성이 참여하는 팩트체킹의 가능성이 궁금하다. 최근 니먼랩에서 낸 아티클 'Can crowdsourcing scale fact-checking up, up, up? Probably not, and here's why'을 읽고 다소 의기소침해지긴 했지만... 이 글에선 인센티브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시빌이 제시했던 서비스로서의 팩트 체킹은 팩트 체킹 활동에 대해 토큰으로 보상하는 모델이다. 즉 경제적 보상을 줄 수 있는 토큰경제 모델을 만들어 '보조 시장'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게 구현되면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시빌은 곧 자체 암호화폐 CVL 토큰을 발행할 예정이다. 아직 토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서비스를 하고 있는 3개의 뉴스룸은 미 달러로 펀딩을 받고 있다. CVL 토큰이 발행되면 나의 시빌 뉴스룸 론칭 프로젝트에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를 좀 하자면, 나는 시빌 프로젝트를 좋아한다. 그래서 직접 참여도 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의 대전제는 '사람들이 뉴스 콘텐츠에 돈을 낼 것이다'인데 이 전제가 녹록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뉴스를 돈 주고 구독하는 사람이 미국보다 적다. 그래서 그런지 언론재단 발표를 들어주신 기자분 중 한 분은 "블록체인 뉴스 플랫폼이 아직은 가까운 미래의 일로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다.
시빌이 없애고 싶은 미들맨은 분명하다. '광고'다. 그런데 뉴스 콘텐츠 자체가 블록체인에 저장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홈페이지에는 '블록체인을 통해 출고된다'라고 설명돼 있는데 이게 블록체인에 콘텐츠를 저장하겠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효율성 및 속도 등 기술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비가역성, 투명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한다. (나중에 시빌에 물어봐야 할 것으로 킵)
사례 2. DNN(Decentralized News Network)
DNN 역시 미국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DNN 팀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 가짜뉴스가 판치는 모습과 거대 미디어 권력이 주도하는 편향된 보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레딧(reddit)에 밝혔다. (레딧 페이지는 이곳을 클릭)
때문에 DNN은 정치 뉴스에 집중해 사실에 기반한 편향되지 않은 뉴스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SNS에서 만연한 필터버블을 붕괴시키겠다는 것도 DNN이 내건 목표다.
DNN 역시 토큰경제에 기반한 '보상 시스템'에 주목한다. 뉴스룸이 통과돼야 뉴스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시빌과 달리 DNN에는 누구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뉴스를 올릴 수 있다. 일련의 과정이란 뉴스 출고 여부가 결정되는 과정을 뜻한다.
좀 더 들여다보자. DNN에는 4종류의 참여자가 있다. 리포터, 리뷰어, 독자 그리고 퍼블리셔다. 누구나 리포터로서 기사를 써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콘텐츠가 출고되는 것은 아니다. 출고 요청을 넣으면 임의로 지정된 익명의 리뷰어 7명의 검토를 거쳐 과반수의 '출고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리뷰어는 토큰경제 모델로 선정된다. 이들은 기사를 수정할 수 없고 출고 찬성/반대 의견만 제출할 수 없다. 리뷰어들은 서로를 모르기 때문에 담합할 수 없다.
DNN이 흥미로운 점은 기사가 출고되는 방식을 탈중앙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언론사에서 리뷰어 역할을 하는 이는 데스크다. 데스크는 오랜 경력과 인사이트로 평기자에게 좋은 지시를 내리기도 하지만,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여러 이해관계나 감정적 이유로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최악의 경우 기사 출고를 막을 수도 있다. DNN은 출고 권한을 탈중앙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다만, 현직 기자로서 드는 의문점들은 많다. 만약 내가 중요한 '단독' 기사를 썼는데 그 기사 출고 여부를 일면식 없는 리뷰어의 손에 맡길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 기자 멘탈리티로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 리뷰어가 나의 단독을 가로챌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부터 시작해 온갖 걱정이 든다.
곧 데모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라니 계속 지켜보자.
여기서부터는 발표 당시 몰라서 나누지 못했던 다른 블록체인 X 저널리즘 시도들이다. 한국외대 유경한 교수님의 강의에서 알게 된 프로젝트들을 간략 정리한다.
사례 3. 프레스 코인(PressCoin)
프레스코인은 인도 프로젝트다. 저널리즘의 위기가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진단하고 블록체인으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독립 언론 미디어를 위해 만들어졌다. 6월 초 플래그십 플랫폼 '넥스트일렉션'의 베타 버전을 출시했는데 플랫폼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선거구'를 선택해야 한다. 인도 국민에게만 제공되는지 인도 옵션밖에 없다. 플랫폼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정치/선거/정책 뉴스에 집중한다.
사례 4. 멀트라(MulTra)
멀트라는 뉴스 에그리게이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독일 프로젝트다. 블록체인으로 구동되며 인공지능(AI)을 사용해 개인화된 뉴스를 제시한다.
멀트라는 사용자가 뉴스를 읽으면 토큰(MTT)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음악, 영화 등 다른 콘텐츠 산업에서는 구독 모델이 작동하는 반면 '뉴스'에서는 구독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돈 내고 뉴스를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를 읽으면 보상을 주겠다는 역발상이 돋보인다.
사례 5. 트라이브(Trive)
트라이브가 해결하려는 문제 역시 '가짜뉴스'다. 트라이브 백서는 "트라이브는 한 달 1달러로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내쉬 균형' 이론에 따른 보상 구조를 만들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인간 스워밍(Human Swarming)'을 제시하는데 swarm은 새, 물고기, 개미 등이 무리를 지어 행동하며 일종의 집단지성, 지혜를 발휘하는 것을 뜻한다.
| 출처=픽사베이
트라이브 작동 방법은 아래 이미지로 대체한다.
그런데 아직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은 긴 글을 잘 읽지 않는다.)
만약 있다면 묻고 싶다. 여기까지 읽고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내 경우 대부분 프로젝트가 '가짜뉴스' 문제에 집중한다는 것이 새삼 재밌었고, 그 접근 방법이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게 흥미로웠다. 한편으론 언론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뼈아프게 절감한 대목이기도 하다. 또 대부분 '토큰경제 모델'에 집중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고 생각했다.
혹자는 토큰 이코노미에 부정적이다. ICO로 자금을 끌어드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나는 잘 만들어진 토큰경제 모델이 '참여 저널리즘(engaged journalism)'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뉴스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시대 지났다. 독자와 적극적으로 스킨십하는 기자, 언론사만이 미래에 살아남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토큰경제 모델에 관심이 많고 위 프로젝트들의 토큰 이코노미를 하나씩 살펴볼 계획이다.
남는 질문들
남는 질문들을 짚어보자.
먼저 지금까지 살펴본 프로젝트들은 모두 새로 시작되는 프로젝트들이다. 그런데 기존 언론사가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퍼블릭 블록체인을 채택할까?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할까? 리버스ICO를 할까? SMT를 고려할까? 등. 사실 질문은 끝이 없다. 블록체인은 정말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은 차차 알아가는 것으로!
이제 블록체인X저널리즘은 이쯤하고 블록체인X미디어를 살펴봐야 한다.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에 더 관심이 많다. 스팀잇만 해도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이지, 뉴스 미디어는 아니다. 하지만 물론 이 미디어에 '뉴스 콘텐츠'가 담길 수는 있다. 때문에 다음 글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 프로젝트들 살펴보고, 이 프로젝트에서 콘텐츠의 한 종류로서 뉴스 콘텐츠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원래 하나의 글에 정리하려고 했지만 두 편으로 나누고 이 글은 이만 줄인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ritten by 한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