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하고, 새벽이라 부르기엔 어정쩡한 시간에 KTX를 타러 부산역에 왔습니다. 이 시간에는 대중교통이 없어 미리 부산역에 와서 주변의 PC방에서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친구의 구원으로 쪽잠은 자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잠이 부족하면 사람은 공격적이고 비관적이기 마련인데, 자고 일어나면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 시간에 일어나야하는지에 대해 과거의 저를 원망했습니다. 미래의 저는 즐거워하겠지만... 지금 이 문단을 작성하고 있는 저는 아닙니다 -ㅅ-;(새벽에 쓴 글)
부산역은 지금 광장을 공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오가 되면 광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나 기념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이 많았는데 당분간 볼 수 없겠네요.
이런 식으로 공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광장 쪽으로 뻗어있었던 에스컬레이터를 좌우로 꺾어서 광장을 더 넓게 사용하고, 광장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으면 건물 전체가 나오게 할 모양입니다. 기존엔 없었던 지하 공간과 2층 건물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스사모 회원님들의 도움과 조언으로 노출과 초점을 직접 설정하여 사진 찍는 연습을 틈틈히 하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명언 : 카메라는 바보다! by. 현실족족장()
선정 이유 : 본인이 컴퓨터를 가르칠 때 컴퓨터는 바보다! 라고 본인이 이야기하기 때문. 공통점은 쓰는 사람이 더 바보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있다.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촬영하기 좋네요. KTX에 몸을 싣고, 일정 내내 피곤할까 겁나서 여기까지 미리 작성을 해놓고 잠을 청했습니다.
캄캄하고 시린 새벽을 달려 서울에 오니 어느덧 사람 가득한 아침입니다. 캐리어를 끌고 가는 사람, 많이도 바쁜지 지하철을 기다리며 빵으로 아침을 때우는 사람, 그리고 부산에서 막 올라온 사람에게 이 지하철이 4호선이 맞냐고 길을 묻는 표준어를 구사하는 사람까지 다양하군요. 그러하다고 답변 드린 후에 지하철타고 고고씽 :D
세종대학교는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정문이 있네요. 부럽다... -ㅅ-;; 학교 안을 헤멜 필요 없이 서밋 타이틀만 따라가면 광개토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8시 40분쯤에 도착했지만 이미 30명은 넘었기 때문에 마우스패드는 못받았네요. 하여간 서울에서 뭐 개최하는 양반들은 지방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불평 불평.
실내에 들어오고나니 노출값 조정에 헤매서 적정 값을 찾는데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항상 야외에서 찍어서 그런건지... 실내에서 찍으니 엄청 어둡게 찍히거나 엄청 밝게 찍혀서 헤맸네요 ;ㅅ; 그리고 설마설마 했는데 전기 코드가 없는 테이블 배치가 절 맞아주었습니다. KTX에서 노트북을 충전해서 다행이었습니다. =ㅅ=;
행사가 시작되고 언리얼 엔진에 대한 광범위한 사용처, 필드에서의 선호도와 향후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서 출시될 게임 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비 게임분야에 대한 내용(렌더링), 건축 분야에서의 사용에 대한 것도 이야기하여 시뮬레이션 연구개발 적용에 초점을 두었던 저는 나름의 안심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 포트나이트의 연관 관계는 저로썬 신기하네요. 당대의 유명한 게임에 사용된 엔진 강의를 개발사가 진행하는 것을 저는 처음 봤거든요. 엔진도 개발했고, 그 엔진으로 만든 게임으로 성공한 회사가 후대의 개발자를 육성한다는게 좋게 느껴졌습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모두가 똑똑하기 때문에 기술을 숨기는 것이 손해이고, 모두에게 공개하여 상생을 추구하는게 맞는 모양입니다. ‘구현할 수 있다.’ 라는 사실만 입증되면 순식간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런 세상에서 경쟁자를 늘리는 것보단 내 편으로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겠지요.
지난 WWDC2017에서 애플이 공개한 AR Kit과 그 게임들, 가구회사 이케아의 AR앱 또한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게임 엔진’이라고만 부르기는 어렵겠네요.
개발자들에겐 라이선스 약관도 중요하죠. 비상업/교육용은 완전 무료라고 합니다. 상업적 사용의 경우에도 분기별 3천 달러 이하는 무료, 그 이상은 5%의 로얄티라는 파격적인 라이센스 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반드시 5% 인 것도 아니고 맞춤형으로 더 낮은 로얄티의 라이선스 설계가 가능하다고 하니 본격적인 사업을 준비하시는 분은 언제든 상담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세 줄 요약
- 게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가능.(렌더링, CG, 애니메이션, AR/VR 등)
- 언리얼 엔진 계정 보유자에 한해 소스 코드를 git을 통해 공개
- 라이선스가 거의 대부분 무료
지방 살아서 선착순 상품 못받음.
(누구나 잘 수 있는) 젤다 스타일의 기믹 레벨 제작하기(세션 제목)
‘할 수 있는’ 이 아니라 ‘잘 수 있는’ 인 이유는 시연이 너무 빠릅니다. 인터넷 환경 조차 좋지 않은 상태에서 에셋 다운로드가 필요한 것 까지도 어떻게 해결하겠는데, 용어 사용이 이미 언리얼 엔진 사용 개발자를 대상으로 설명하듯이 이루어져서 저같은 초심자나 처음하는 사람들에겐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대학 과목으로 개설됐다면 한 12주차 강의하듯이 설명을 하네요. - _-; 저만 앉아서 듣기만 하는게 힘든게 아닌지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많네요. 저도 계속 졸았습니다.
샘플 파일엔 받은 리소스를 샘플 프로젝트에 덮어쓰는 방법만 써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의 작업들을 같이 해보는줄 알았죠. 그게 시연 코드의 전부였고 ‘알아서 공부하라는 뜻’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럴거면 혼자 공부하는게 나을거 같으니 점심먹고 탈주할 계획이나 세웠습니다. 일단 이 강의에서 건진건 언리얼 엔진도 iOS의 스토리보드 개발과 같은 형태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 정도네요.
시연자도 처음부터 만든다면서 만들다가 결국엔 못만들었다. - _-;
어렵지 않아요. 언리얼 엔진 게임 플레이 만들기(세션 제목)
탈주하기 전에 오후 세션 하나만 더 듣고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오전 세션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아침도 안먹었건만, 점심밥이 목에 안넘어가더군요.
그래도 오후 첫 세션에선 언리얼 엔진에서 사용하는 게임 설계의 기본 용어(플레이어, 월드, 인터랙션, 규칙 등)를 설명하면서 초심자 눈높이의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제 노트북은 오전 세션에 죽어버렸기 때문에 열심히 패드로 필기했습니다. ㅠ_ㅠ 이제 Hello, Unreal Engine! 을 출력한 느낌이 납니다.
캐릭터와 코인, 적과 지형을 만들고 캐릭터의 이동, 코인 먹기, 적에 대한 피격과 타격 판정 만드는걸 배웠습니다. 이건 나중에 포스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후엔 디자인 및 애니메이션에 관한 용어와 데모 실습 등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듣고 있는데 정말 노잼입니다. 생각보다 재미가 없군요. 제가 아직 몰랐던 신박한 유레카 같은건 없었습니다 -ㅅ-... 이 세미나로 할 수 있는건 마아냐가 스팀 모으는 마리오 게임 만드는 정도입니다. 물리칠 적은 먹짤 테러하는 스사모 회원분들로 하겠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세미나가 너무 게임에 치중되어있네요. 전반적인 엔진의 코어와 구현 카테고리에 대한 것들이 충분히 논의가 되었다면 데모 시연에 들어가는 시간이 적었어도 이해가 잘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제가 게임 개발하는 개발자라 생각하고 이 세미나를 판단해도... 음... 썩... 좋은 느낌은 아니라고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초보 수준의 설명도 아니고, 전문가를 위한 설명도 아니어서 말 그대로 중간고사 이후에 듣는 대학교 수업 같네요.
서밋 참가 리뷰 두 줄 요약
- 언리얼 엔진은 공부할만 합니다.
- 공부 목적으로 서밋 참가는 별로에요. 비추합니다. 혼자 공부하십시오.
결국 탈주를 결정하고, 포스팅을 올리고 밤늦은 기차 시간까지 멘탈 치료하러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