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쯤인가? 나의 베프와 요가를 끝내고 가까운 맥주집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우리 이렇게 맨날 술이나 쳐먹을게 아니라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자고 말을 꺼낸적이 있다. 그 때는 학기 중이었고, 일상을 사는 것 말고는 다른 일을 하는게 어려워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아이들이 방학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진행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동네에 사는 주민들에게 과일 바구니를 만들어 매주 배달하는 일.
Rockwell은 필리핀에서 입지론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필리핀 1%들이 모여 사는 곳. 물론 나는 비싼 월세에 허덕이며 사는 소시민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유닛을 소유하고 사는 사람들은 굉장한 부자들이다. 월세가 비싸다 보니, 주로 회사에서 보조해 주는 주재원들이 많이 산다. 그래서 인종이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특징은, 아직 localized 되지 않았다는 것. 그 의미는, 굳이 싼 과일을 사려고 로칼 시장을 가서 힘들게 구매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 가까운 슈퍼마켓에 가서 그 비싼 과일을 그냥 사먹는 것 말고는 그들에게는 옵션이 없다. 그렇다. 필리핀이라 하면 과일 가격도 쌀 것 같지만, 로칼 시장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과일 가격은 비싸다. 실한 사과 하나를 예로 들면, 하나에 100페소, 2000원이 넘는다. 한국 보다는 쌀지 모르지만, 이 곳도 유통의 구조가 닳을대로 닳아서, 여전히 과일농사 짓는 아이들은 노동의 강도에 비해 적은 수익을 얻으며 살아가고, 그들에 의해 생산된 과일이나 채소는, 기이하게도, 최종 수요가 만나는 곳에서는 생산자들이 상상도 하기 힘든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진다.
이 부조리에 착안한 우리는, 그 중간에서 이로운 일을 함과 동시에 우리도 수익을 챙기자는 것에 합의했다. 그리고 고민하던 중 생각해 낸 것이, 신선한과일 배달 서비스 이다.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고, 인스타그램 페이지도 만들었다.
Friends and family, we are starting a fruit basket delivery service in Rockwell, Makati.
Delivery schedules are Saturday and Sunday morning. This is a great way to ensure that your home has a good supply of fruits to keep you and your family healthy.
We guarantee that our fruits are fresh and delicious, picked right for you.
Our fruit basket will contain basic fruits (apples, oranges, bananas and grapes) and a surprise fruit in season for you to try.
그리고 오늘 최종 flyer 가 나왔다. 와… 뭔가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베프와 나, 그리고 우리 둘째의 친구 엄마 한 명, 세명이서 초기자금 약 100만원을 각출해서 작업에 들어갔다. 홍보 홍보 홍보…
매주 사진과 같이 바구니를 만들어서 배달한다. 내가 사는 곳에 콘도가 거의 10개가 넘는다. 이곳을 목표로 이번주 토요일부터 배달 들어간다.
오늘 주문 5개 받았다 ㅋㅋ. 운동하다가 자주 보는 사람들에게, 야 나 이러이러한 일을 하니까 주문할래? 그랬더니 와우 싸다... 함 배달해봐.. 먹어보게.
flyer 담당 친구가 연락이 왔다. perfect 한 모습. ㅎㅎ
그리고 내 담당인 inquiries 도 제법 많다. 힝... 재미있당.
방학동안 일단 해보다가 잘 안되면 나는 빠진다고 했다. 학기 시작되면 나는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 잘되면 사람을 써서 하기로 하고 일단은 하고 있는데, 와... 재미있다. 그리고 신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