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이나라 Mother’s day 였는데 신랑이 농구하러 가버리고, 교회 다녀와서 우리끼리 저녁먹고, 엄마날인지도 모르게 보냈었다. 그래도 좀 미안했는지 쇼핑하러 나가자 해서 쇼핑은 무슨 쇼핑~ 하며 따라 나왔다.
엄마날 아빠날 구분해서 쇼핑몰마다 프로모에 파티에 난리도 아니다. Happy mother’s day 라는 문자메시지를, 연락이 더이상 없는 대학원 동기 한테서도 받았다. 단체 메세지를 남발하고 있다 다들 ㅋ
그래도 나도 엄마인지라, 내가 엄마로서 대접받는거 같아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다. 본디 무뚝뚝한 경상도 집안에서 자라 무슨 무슨 날 챙기고 하는걸 잘 못한다. 그래서 우리집 애들도 다른집 애들에 비해 그런거에 무감한 편이다. 나이가 들고 뭔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스스로 우러나온 말로, “엄마 사랑해요, 고마워요” 해 주면 그걸로 충분히 고마울 듯 하다.
나랑 다르게 세상 다정한 집안에서 자란 신랑은 오글거리는 표현도 잘하고 이것저것 잘 챙기는 사람이다. 그런 성향을 우리 둘째가 닮고, 우리 딸은 나랑 그냥 판박이다. 아빠가 어떻게 한 번 안아볼려고 해도 기겁을 하고 아빠를 슬프게 한다.
우리 딸이 태어났을 때, 아니, 뱃속에 있을 때, 딸이라는 것을 안 그날, 신랑에게 부탁했었다. 좋은 아빠가 아니라, 세상에서 최고 좋은 아빠가 되어달라고. 나는 아버지의 사랑이라는걸 모른다. 살아오면서 꼭 채워져야 하는 그런 어떤 부분이, 나는 결핍된 채로 살았다. 그래서 사는 내내 힘들었다. 우리 딸은 충만한 채로 살아야 한다. 그걸 채워줄 사람은 아버지여야 한다.
연애 하는 내내 속얘기 한 번 안하고, 그렇게 쫄쫄 따라다니다가, 결혼해서 배불러서는 눈물 콧물 흘리며 쏟아낸 나의 고백에, 신랑도 당황하고 말하는 나도 당황했었다.
그리고 우리 딸이 태어난 분만실에서, 아이를 받아 안자마자 신랑이 이야기했다.
세상에서 최고로 좋은 아빠가 되어줄께... 잊지마... 아빠가 약속했어... 절대 잊으면 안돼...
분만실은 눈물바다가 되고... 간호사까지 울었다는ㅋ
내가 너무 방심한 탓에 우리딸은 아빠밖에 몰랐고 어느새 집안에서 소외되던 내가, 고심 끝에 2:1의 상황을 2:2로 만들고 싶어 둘째를 낳았는데, 현재 스코어 3:1이다ㅜ
결론은, 엄마로 뿌듯할 만큼, 우리 아이들 너무 착하고 예쁘게 잘 자라고 있어 엄마의 날에 흐뭇하다는.
소싯적에 뽀뽀뽀까지 나갔던 최강미모 우리딸은 지금은 인생 최고 못생긴 시기를 지나는 중.
그리고 머리통이 커서 걱정인 둘째 ㅋ
오늘밤에 출장 간다는 신랑이 오늘따라 왜이렇게 부산을 떨면서 배터지게 먹이고 옷사주고 신발사주고 난리지?
나: 혹시 여자 생겼어? ㅋㅋ
신랑: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