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창곡 중 하나는 Nirvana의 You Know You're Right였다. 분노가 섞인 걸걸한 소리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담배를 피우면 더 잘 부를거라던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고부터는 못 부르게 되었다. 언젠가 다시 예전처럼 부를 수 있게 될까? 노래를 부르질 않으니, 예전처럼 부를 수 있게 되더라도 알지 못 할 것이다.
Nirvana - You Know You're right
내가 마지막으로 불렀던 노래는 Billy Joel의 And So It Goes였다. 연주하면서 부르고 싶은 곡이었는데, 워낙에 악기에는 소질이 없다. 소질이 중요한게 아니라 근성이 중요하다는 말은 하지 마시라, 내가 피아노를 배운 기간을 알고, 내 연주 실력을 보았을 때 기겁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기타는 연습부터를 적게 했으니 억울하지라도 않은데 피아노는 정말로 억울하다.
Billy Joel - And So It Goes
다니던 카페는 테이블 사이의 거리가 좁고, 통로도 좁아서 지나다니는 사람이 테이블을 스쳐 지나가듯 가깝게 지나갈 수 밖에 없다. 여러모로 불편하지만 내가 새벽에 카페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는 근처에 24시간 영업하는 카페가 하나 뿐이었고, 점원이 워낙 친절했다. 그런데 며칠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카페를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있는 카페는 테이블 사이의 거리가 넓고, 통로도 넓다. 그래서 사람이 지나갈 때 불편할 일이 없고 공간이 탁 트여있어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울리지 않고 흩어진다. 이상하게도 전에 다니던 카페와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는 모양인데 이건 불만이다. 카페 분위기와 어울리지도 않고 한곡이 한 사이클 안에 여러번 껴있기도 하다. 카페에서 틀어놓기 무난한 곡들을 모아놓은 플레이리스트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어디서 이렇게 이상한 곡들을 주워왔는지 모르겠다. 듣기 싫은 노래를 하루에 5~6번씩 듣게 되는건 조금 슬프다. 그리고 지금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흡연실이 없다.
이틀 전에는 막창을 안주로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친구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았지만, 나도 피우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술 마실 때가 힘들다길래 걱정을 했었는데 아무렇지도 않아서 신기했다. 금단현상이 심했던만큼 나는 훨씬 힘들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몰아서 괴로웠던 모양이다. 나는 앓을 때도 하루 내지 이틀간 격하게 아프고 마는데, 금단현상도 몰아서 찾아왔나보다. 정신적으로 심하게 피폐했다. 우울, 분노, 초조함, 집중력 감퇴에 불면까지 나를 괴롭혀서 평정이 완전히 무너졌었다. 이제는 괜찮다. 니코틴이 없으면 더 이상 집중할 수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부정적인 감정이 더욱 강해지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금연 이전보다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다.
카페에서 나서면 전력질주를 한다. 꾸준히 운동도 하고 있고, 금연도 하고 있는만큼 한달전과 비교해서 폐활량이 늘었다. 폐활량이라는게 보통 한달만에 체감이 될만큼 늘어나는게 아닌데도 변화를 체감하며, 내가 들이마시던 연기가 얼마나 해로웠던가를 실감한다. 가래가 줄어서 숨 쉬기가 편해졌다. 혀와 잇몸이 민감해서 작은 자극에도 고통이 있었는데 둔해지고 있다. 목도 좋아지고 있다. 다음은 어느 부위일까. 체감하는 개선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다시 돌아갈 일이 없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