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향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초연스님과 몇명의 여행객들이 있었는데 간단하게 인사를 나눴다.
'스님, 방과 음식은 얼마인가요?'
'머물 예정대로 주면 되고 밥은 한끼당 100밧정도 주면 돼요.'
모든 것이 아날로그였다. 대화를 나누면서 암산으로 대충 가격을 정산하고는 밥을 먹을 때 돈을 내기로 했다. 마침 늦은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돈은 받지 않을테니 자리에 앉으란다. 어색한 몸짓으로 반찬거리를 나르며 먹을 준비를 했다.
한국밥이 그립다고 생각지 않았는데 입으로 들어가니 꿀맛이다.
심향 게스트하우스는 2곳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내가 머무를 곳은 좀 더 멀리있는 곳이라고 설명을 들었다.
‘여기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인가요?’
‘아니, 스쿠터 타고 가야지.’
‘네? 저는 스쿠터 탈줄 모르는데요... 어떻게 가요?’
‘여기 이 친구들이 거기 머무니까 같이 타고가요.’
당분간 한국 사람들과는 멀리하려 했는데 괜히 한인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나 싶기도 했다. 게다가 심향2는 시내까지 걸어 갈 수 없다하여 이동을 어떻게 해야할지도 고민되었다.
걱정을 동반한 멍때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왔다. 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꽤 오랫동안 이 곳에서 머문것 같았다. 알고보니 같은 방에 머무르는 분이였고 숙소까지 스쿠터를 태워주기로 했다.
예상치 못한 기쁨은 언제나 일어난다.
빛이 많이 들어오는 창문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아무것도 없는 주방은 투박한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문을 열고 뒤쪽으로 가서 젖은 빨래를 널었다.
아무렇게나 널려있지만 나름의 규칙들이 존재한다.
잠을 자러 들어가는 문과 씻으러 들어가는 문
혼자서 쓸 수 있는 방은 전경이 멋지다.
침대 3개 중의 하나는 내 것이었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화장실과 욕실은 깨끗했다.
규칙적인듯 규칙적이지 않은 나무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다.
방에는 3개의 침대가 놓여졌는데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고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라기보다 일반 주택같았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나무와 하늘, 투박하게 인테리어되어 있는 집 안은 오히려 미니멀하게 느껴졌다.
4개정도의 주택이 모여 있었는데 A동에는 남자들이, B동에는 여자들이, C동에는 장기로 머무르는 부부가, D동에는 일하는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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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를 태워준 친구의 이름은 미영이였다.
여행을 오랫동안 하고 있는 중이고, 빠이를 지나 치앙마이에 들러 미얀마로 갈 예정이란다.
‘언니는 빠이에 어떻게 오게 된거에요?’
하고 있는 일과 치앙마이에서의 생활, 그리고 빠이에서 스쿠터를 배울거라는 이야기를 하니 심향에 머무르는 분에게 배워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영아, 지금 그랜드캐년갈건데 같이 갈래?’
터미널에 도착했을때 오토바이를 태워줬던 사람이었다.
둘은 며칠동안 머물어서인지 허물이 없어보였고 심향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다같이 놀러를 갈 계획이었나보다. 몸이 피곤해서 어떻게할까 고민하다가 마지못해 일어났던 것 같다.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길을 나섰다.
많은 외국인들이 빠이의 그랜드캐년의 일몰을 보러왔다.
그..곳은 괜찮습니까?
좁은 길을 따라 산책을 하지만 슬리퍼를 신고와서 위험한 선택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여정에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미영이
멋진 광경이 눈앞에 있었지만 나는 발 밑을 조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기대를 전혀 안해서일까 미영이랑 대화 나누는게 재미있어서일까. 빠이에 온 것도, 지친 몸을 그대로 침대위에 던지지 않은 것도 잘했던 것 같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는 자리를 잡고 앉아 가만히 저편 너머를 바라봤다.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아도 괜찮았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치앙마이 한달살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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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쿨하게 썽태우를 타보자.
- #4 오토바이 위에서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버려지거나 보충되었다.
- #3 비행기 안에서의 걱정은 저 멀리 날아갔나보다.
- #2 베이징을 지나 방콕을 지나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 #1 설렘이 아닌 두려움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일하러 치앙마이 #16

디지털 노마드, 한달살기 여행가 에세이
2016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