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로 출발했다.
비행기 안에서야 내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설렘이 아닌 두려움에 더 가까웠다. 도전해야 하는 모든 것들이 두려워졌다. 그러나 이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이겨내야만 했다. 이미 비행기는 출발했고 이 여정을 왜 떠나려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가지고 있는 두려움은 보이지 않는 실체다.
이 두려움은 나의 도전을 좀 먹는 벌레일 뿐이다.
그렇게 두려움을 감춘채로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다.
연착으로 인해 트랜스퍼 타임이 급박했던 것이다. 공항 내 도움으로 빠르게 지나칠 수 있었지만 무거운 몸을 끌고 도착한 곳에는 비행기가 없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고, 나의 경험치로 이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하기엔 모자름이 있었다. 머릿속에서 걱정들이 둥둥 떠나녔다.
'나 오늘 어디서 자야 하지?’
'내 티켓은 어떻게 되는 거지?’
해답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영어로 대처를 잘했다. 내가 대응이 느리거나 이해를 하지 못했을 뿐이다. 하다못해 어디로 가라고 얘기해줬는데도 실수를 연발했다.
다행히 에어차이나 항공에서 1박은 무료 숙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놓였다. 티켓팅도 가능하다는 것 같은데 불안했다. 내가 제대로 이해를 한 것일까?
결국 호텔을 가기 위해 베이징으로 들어가야 했고 그것을 이해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 베이징 입국 심사는 living airport라는 곳에서 진행했는데 심사 시간이 한참 걸렸다. 다행히 친절하게 도움을 받으며 베이징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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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 에어차이나 카운터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내일 떠날 직항 비행기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
결국 방콕을 들렸다가 치앙마이를 가야 했다. 티켓팅을 끝내고 호텔 벨보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모든 상황은 이해 20%, 눈치 80%로 대처하는 느낌이다.
긴 기다림 끝에 호텔에 도착했다. 숙박이 무료인지 아닌지 불안했는데 혼자 쓸 경우에만 돈을 더 내는 것이고 다른 여행가와 둘이서 쓰는 트윈룸은 무료란다. 누구인지 모를 사람과 함께 잠을 자야 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잠잘 수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었다.
하루 일과를 기록한 후, 누워서 오늘을 회상하니 웃음이 나온다. 당시만 해도 도대체 이런 상황들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사전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습게도 잠에 든 나는 행복했던 것 같다.
간만의 숙면이었다.
일하러 치앙마이
디지털 노마드, 한달살기 여행가 에세이2016년 10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