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처음 콩국수를 봤을 때, '뽀~얀' 색 국물이 너무나도 고소할 것 같아서
좋다고 한 입 먹었다가 도로 뱉고는 어머니께 혼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ㅎ
지금은 좋아하는 면류 가운데 몇 순위안에 드는 음식이지만, 생각해보면
그 맛을 알게된건 얼마 되지 않고, 지금도 '맛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조금
의문이기는 합니다.
콩국수가 맛 내기에 까다로운 음식이라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처음 마트에서 냉콩국수'라면'을 봤을때, '이게 맛있을 수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호기심을 못 참는 성격 때문에 냉큼 하나 집어왔 습니다.
오뚜기에서 만들었다니... 오뚜기 하면 진라면 밖에 생각이 안나지만,
진라면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기에 일단 한번 찝찝해 해봅니다 ㅎㅎㅎ
'그래도 나름 대기업인데... 욕먹을 만한 맛을 만들까?' 라는 생각은
말도 안되는 생각이겠죠?!
가장 궁금했던 '국물'을 어떻게 만들었을지 알아보기 위해서
라면을 뜯어 스프를 꺼내어 보니 이런 봉지가 하나 나옵니다.
진하고 고소한!... 진라면!!!?? 음... 또 한번 찜찜해 해봅니다 ㅎㅎㅎ
분명 진라면이 맛있는 라면은 아니었는데...
진한 하늘색이 뭔가 '시원한' 어쩌면 '얼음이 생각나는' 색이라서
사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덕분에
'우리집에 얼음이 없는데 어떻게 냉 콩국수가 될 수 있을까...'
고민만 머리에서 맴돌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스프 봉지가 생각보다 크고 묵직하더니, 대접에 쏟아 부으니 양이 상당히
나옵니다. 여기에 200ml의 찬물을 붓고 저어주면 된다고 했는데
이 많은 가루가 200ml 에 잘 녹을지... 아마도 상당히 걸쭉하게 나오겠구나
예상해 볼 수가 있었습니다.
가루를 그릇에 옮기고 보니 뭔가 '까만 점' 같은게 들어 있더군요.
'버...벌레...?! 으어어어' 하고 놀랐지만, 용감하게 손으로 집어보니
'까만 깨' 입니다 ㅎㅎㅎ 뭔가 나름 신경을 쓴건가...
이런 깨를 넣으면 맛에서 어떤 차이가 나는건지, 아니면 '시각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만족감을 위해 넣은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뭐, 없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뭐든 있으면 좋은거니까요.
찬 물 200ml를 넣으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아차... 저희 집에 물이
없습니다...ㅠ 찬물 말고도 그냥 물 도 없어서...
'나가서 사올까? 10분을 걸어 편의점이라는 곳에 들러볼까?' 고민하다
그냥 수돗물을 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식당에서도 다들 수돗물로 만들었을 테니까... 라고 위안하면서요.
물을 붓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봅니다.
아까는 분명 깨가 하나 들어있었는데, 숨어있던 온갖 깨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빙글빙글 도는게 영 기분나쁩니다.
'다 건져내 버릴까?' 고민하다가 말았습니다.
벌래가 아닌걸 아니까. 뭔가 넣어준데는 이유가 있겠지... 싶었습니다.
사실 보시는 분들의 다이어트를 위해서 ㅋㅋㅋ
이 까만 깨가 빙글대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올려볼까?!
몇 초간 고민했는데, 저는 착한 사람이니까 ㅎㅎㅎ
그런 나쁜 짓은 하지 않습니다 ㅎㅎㅎ
아! 면은 이렇게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그냥 콩국수 만들 때 국수 삶듯이 면만 삶아내고 찬 물로 헹구면
준비는 끝납니다.
그냥 라면보다 번거로운데도, 어쩐지 '손이 덜 가는 것 같다'는 묘한
착각이 듭니다 ㅎㅎㅎ
찬물로 면을 헹구는 과정에서 이렇게 기름이 둥둥 뜨는걸 보니,
그냥 라면도 다 헹궈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명서에는 '채'에 받쳐서 헹구라고 했지만,
저희집에 그런게 어디 있겠습니까 ㅎㅎㅎ 찬물도 없는데 ㅎㅎㅎ
다 삶은 면을 아까 만들어둔 콩국에 넣어주면 완성!!!
어? 근데 왜 두 개냐구요?! 저는 원래 라면을 두 개씩 먹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라면 두 개가 들어가는 큰그릇도... 없습니다...ㅠ
면까지 담고나니 까만 깨가 더이상 기분나빠 보이지 않네요.
수고롭게 건져내지 않기를 잘했습니다 ㅎㅎㅎ
냉콩국수의 맛을 평해보자면,
일단 면이 일반 라면과 다르게 매우 찰지고 쫄깃합니다.
이건 엄청난 장점인 것 같은데, '이런 식감이 라면에서 가능하구나!'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오묘하달까요?!
다만, 역시 '라면 면발'이라 굵기가 굵어서인지, 콩 국물이 면에
잘 스며들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젓가락에 떠올리는 면발의 양을 적게 했다면 문제되지 않았겠지만,
저는 워낙 빨리 많이 먹는걸 즐겨? 하기 때문에...
보통 분들께는 아마 아무런 문제가 안될 것 같습니다 ㅎㅎㅎ
면 식감이 아주 좋은 편이에요.
그리고 국물!!! 이 생각보다는 괜찮습니다.
뭐랄까, 일반적인 콩국수 국물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편이기는 하지만,
'달콤짭짤'한게, '보편성'이라는 면에서는 아주 괜찮습니다.
사실 콩국물이라기보다는 '짭짤한 미숫가루'같은 느낌이 더 강합니다.
농도는 예상했던대로 걸죽하구요.
콩국수 자체가 호불호가 심한 음식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런 맛이라면 콩국수 안드시는 분도 잘 드실 수 있다고 보입니다.
조금 '짜다' 라는 느낌이 있지만, 걸쭉한 농도가 알맞다고 생각이 들어서
물을 200ml 이상 붓는건 비추이긴 하지만, 취향은 다른 법이니,
드실때는 적당히 물의 양을 가감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감' 은 안될것 같고 '가' 하셔야 할겁니다 ㅎㅎㅎ)
오랜만에 재밌는? 라면을 먹어본 것 같습니다 ㅎㅎㅎ
조금 덜 짜다면, 국물만 풀어서 마시고 싶은데... 그러느니 미숫가루를
사마시는게 더 낫겠죠?!ㅎㅎㅎ
냉콩국수 라면 후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