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처음 생겼을 때 아빠는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평범한 노동자인 아빠가 주식투자를 시작한지 20년이 지난 것이다. 아빠는 아무 종목을 사놓고 오르길 기도하는 한심한 사람은 아니다. 퇴근하면 매일같이 시사, 경제, 차트 공부를 하시면서 주식 시장을 분석한다.
고로 나는 인정한다. 아빠는 ‘투기’가 아니라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게다가 20년 내공. 그래. 아빠는 ‘나름 투자 전문가’다.
12.19
나는 처음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아빠가 말했다. 아빠는 가상화폐 시장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블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고. 아니 곧 버블이 꺼질 거 같다고. 위험한 시장이라고 내게 경고했다. 투자 법칙을 알려주면서 말이다.
12.21
아빠가 말했다. 오늘 아빠도 가상화폐에 투자를 시작했다고…
아니..? 아빠는 위험해서 안한다며. 가상화폐 투자는 투기라며 인간의 광기라면서.
아빠가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가상화폐 시장은 유망한거 같다고. 투기가 맞지만 확률높은 투기라고. 아빠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투자한다고.
12.23-01.01 가상화폐 하락장.
아빠는 가상화폐 투자를 그만둘까 고민중이라고 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니 가상화폐 시장에버블이 많이 껴있는 거 같다고. 묻지마 투자식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변동폭이 너무 심하다고. 아빠는 원금만 회복하면 가상화폐 시장을 그만둘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결국 그만두지 않았지만.
01.02-01.14 가상화폐 상승장.
아빠는 신나게 말했다. 가상화폐는 계속 상승할 거라고. 코스닥 시장을 뛰어넘을 거라고. 비트코인 한개가 5000만 원 정도까지는 갈 거라고. (20년 전?) 코스닥 시장을 이야기하면서 가상화폐는 한없이 솟아오를거라고 장담했다. 아빠는 어린이처럼 싱글벙글했다.
01.16 가상화폐 대하락장.
16일 오전에 아빠가 내게 다 정리하라고 말씀하셨다. 아빠는 다 털고 나왔다고. 가상화폐 시장이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카톡으로. 나는 아빠의 조언을 읽씹했다. 나는 이날 원금에서 40%을 잃고 손절했다.
16일 밤, 아빠와 치맥을 했다. 내가 40%을 잃었다니까 아빠가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아빠 말을 믿었어야지. 아빠는 이 시장에서 나름 전문가야. 투자 전문가!
….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01.16~ 현재 가상화폐 오르락 내리락
그때마다 아빠는 말씀하신다. 가상화폐 시장은 결국 올라가게 돼있다고. 그리고 다음날 말씀하신다. 아니, 가상화폐 시장은 버블이라고. 곧 붕괴될 것이라고.
#참고사항
내가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말하자 아빠가 내게 말씀하셨다. 한 종목을 오래 들고 있어야 한다고. 종목을 바꿔치기하지 말라고. 초보들이나 종목을 바꿔치기한다고. 즉, 단타를 치지 말고 장투를 해야 한다고. 그리고 덧붙였다.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한 종목에 올인 하지 말라고.
오늘까지 아빠는 분산투자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빠는 종목 바꿔치기를 12번 정도 하신거 같다.
고로 나는 생각한다.
우리 아빠는 ‘코린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