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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 중에서 의외로 플로피 디스켓을 모르는 사람들이 좀 있네요. 새내기 대학생들이 왜 워드나 아래아한글 툴바의 저장버튼이 이상하게 생긴 네모(3.5인치 디스켓)인지 이해를 못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립니다. 그 아래 초중고등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살면서 디스켓을 본적도 없어서 저 아이콘의 정체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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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버튼 아이콘을 USB로 그리자는 의견도 있네요. 재미있습니다. 어떤 디자이너가 저장 버튼의 심볼을 기가 막히게 만들어서 그게 국제 표준 UI가 된다면 정말 자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내비게이션 드로어의 햄버거 버튼, 닫는 X 버튼과 같은 것들처럼 세계 표준 UI가 되는 것이죠. 스팀잇에 금손 디자이너분들은 도전 해보실 가치가 있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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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학창시절 당시엔 컴퓨터를 다루던 친구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몇몇 친구들끼리만 새로운 컴퓨터 게임을 구해서 서로 가지고 있는 게임을 교환해서 즐겼습니다. 지금처럼 항시 랜선에 연결돼서 원하는 건 무엇이든 www에서 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으니 친구들끼리 디스켓에 게임을 담아서 돌려가며 즐기는건 유일한 즐거움 중 하나였습니다.
어릴때 저희 동네는 촌동네였습니다. 친구들 중 가장 최신 게임을 잘 구해서 갖고 있던 친구네에 자주 왕래를 했습니다. 이유는 게임을 얻기 위해서였죠?
= 이번에 그날이오면2 구했어. + 정말? 나도 하고 싶다 나도 복사해주라 = 그래 학교 마치고 우리집으로 와 + 디스켓 몇장이나 나와? = ARJ 압축하면 15장 나와 + 오케이~ 있다가 학교 마치고 너네집에 같이가자 신난다!
친구들에게 신작 게임이 있다고 하면 단 하루를 기다리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방에 디스켓통을 들고 다녔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친구네에 가서 ARJ로 게임을 압축하고 신주단지 모시듯이 고이고이 디스켓에 담아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와서 받은 파일들을 하나씩 컴퓨터로 옮겨서 압축을 푸는데. 띠용! 13번째 디스켓에서 오류 발생 ㅠ_ㅠ 이러면 정말 하늘이 노래지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글송글 납니다.
게다가 친구네와 저희집은 논두렁을 15분 이상 걸어서, 작은 냇가를 건너, 운제산 입구 어딘가까지 15분을 더 걸어야하는 거리여서 정말 미칠듯이 게임이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죠. 이렇게 되면 그 13번째 파일을 받기 위해서 늦은 저녁인데도 친구네에 염치 불구하고 찾아가서 다시 파일을 받아오던가, 아니면 다음날에 다시 친구집에 방문을 합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밤이 어찌나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ㅎㅎ
무척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 시절 향수가 그립네요. 지금은 5.25인치 디스켓이 뭔가요? CD도 안쓰는 24시간 온라인시대.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온라인 시대니까 아쉬운 것 부족한 것 없이 즐기는 어린이들이 부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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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저희보다 윗세대. 그러니까 1980년 이전 선배님들이 천공테이프에 구멍 뚫어가면서 컴퓨터를 즐기셨던(?) 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8인치, 5.25인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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