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랫동안 나에게 있어서 크고 작은 모든 일은 모두 매년 4월과 5월에 일어났다. 설렘에 너무도 사랑했던 봄은 언제부터인가 보고 싶음이 쌓이고 아련해지는 계절이 되었다. 그 정점을 찍은 건 아빠를 잃어버렸을 때다. 가족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 난 아빠를 잃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아빠를 잃고 나는 아주 오랫동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많은 생각으로 나를 심하게 괴롭혔다. 남은 가족들은 모두 변해야 했고, 그중에서도 엄마의 변화가 우리 가족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은 가장 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숨이 쉬어지지 않는 먹먹한 가슴을 안고 꽤 오랜 세월을 지냈던 거 같다.
기적을 바랐던 간절함... 그러나 그 기적을 기대할 틈도 없이 사라져 버린 아빠. 눈물은 언제나 마르지 않고 흘렀고, 난 그렇게 나만의 동굴 속에도 들어가 보고, 일에도 매달려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발악을 했었던 거 같다.
그 흔한 치료도 못 하고 물 한 모금도 넘기지 못한 채 바싹 말라가며 힘들었을 아빠는 그날, 그렇게 갑자기 가시는 그 새벽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우셨을까...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봄 햇살이 내릴 때면 그 따스한 햇볕을 뒤로하고 차디차게 가야만 했을 아빠 생각에 나는 따스한 햇볕 속에서 그저 하염없이 눈물을 삼켜야 했다. 유난히도 따뜻했던 봄 햇살이 병실 창문을 통해 가득 들어왔던 그 계절, 한걸음에 달려온 막내딸이 마냥 반가우셨던지 내 손을 잡고 어렵게 말씀하시던 아빠의 모습은 내 가슴에 콕 박혀 절대 잊을 수 없는 얼굴이 되었다.
‘너는…. 이제…
너를... 빨리 시집을 보냈어야 했는데...
너는………………………..’
그렇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빠가 일어나실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아빠와 하고 싶었던 많은 것들이 있었는데, 그 많은 크고 작은 것들은 아빠와 함께 영원히 나에게서 사라졌다. 봄이라는 계절과 함께...
그 계절의 햇살이 제일 슬프다. 제일 슬펐다. 나에게는...
물론, 아빠는 내가 하염없이 슬프기만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 여기며 젖은 내 마음을 말리듯이 따뜻한 봄 햇살 속에서 그저 조용히 눈을 감아 본다.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일매일 그리던 아빠를 이제는 매일매일 그리지 않게 된 나를 마주하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올해도 어김없이 그 계절을 보내고 있다.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아빠는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계실까? 그러면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철없는 천방지축인 나를 보고 어떻게 말씀하실까?
여전히 그날처럼 걱정 가득한 얼굴이실까?
올해는 엄마까지 편찮으셔서 마음이 무겁다. 내가 가 봤자 너무 짧은 시간 밖에 함께 있지 못하니 별로 크게 도움도 안 된다. 그런데도 그 짧은 시간이라도 조금 더 웃으시고, 조금 더 행복하실 수 있기를 바라면서 무리를 해서 꾸역꾸역 가려는 나.
….
소식이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저는 말 그대로 땡 빵하느라 회사에서 온 진을 다 빼내고 있어요. 저의 안부를 궁금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꾸벅~) 일상은 너무 행복한데 정신이 없어서 정리는 하나도 못 하고, 또 이렇게 급하게 일상이 아닌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