읇조리면서, 그렇게 말 하듯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놀라면서, 반복되는 가사가 아닌데도 그렇게 마음속에서 그 세월을 읇조리는 그 가수를 이제껏 본 적이 없다.
자기 노래도 오래되면 프롬포터를 보며 부르기 마련인데, 그 가사, 그것은 현대사를 관통했고, 그 앞의 인터뷰를 뛰어 넘는 외침이라 느꼈다.
앞의 도올 선생의 가르침도 대단했는데, 정태춘, 그의 외침이 더 마음에 남아 자기 전에 한번 더 듣고 잔다.
글을 쓰며 세번 더 들었다.
앞서 방송에서는 도올 선생님 이번에 쓴 책이 어준이 덕에 많이 팔렸다며, 어준이가 고맙다고 계속해서 말했는데 김어준과 어준이가 어감이 다르듯, 김어준이 자신의 전부 인 것처럼 하는 무대를 비켜준 것을 김어준이 닭집을 차린 이 후 본 적이 없다.
정태춘이 읇조리는 하관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누구인지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누구더라, 배우인가, 가수 인가.
음이 끊날때 즈음에 입술을 앙 다물며 혀를 내미는, 입 꼬리 옆에 페인 두 줄의 주름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어제도 생각나지 않았던 이름이 오늘 떠올랐다. 뒷방 호랑이 같던 그 이름. 그 분도 존경 할 것 같은 이 노래를 듣고 있으니, 딴따라라는 이름으로 뒷방으로 쫓겨갔을 그것은 헤아릴 수 없다.
엊그제 털보형 방송은 획을 그을 것 같다.
메이져 가지마, 쫓겨나자나.
정태춘, 멋진 사람이었다.
글자로는 못 남기고, 타이포로 복사없이 남긴다.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 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
장맛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 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들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오우어 워 오우어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 가는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워...
비가 개이면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 타워 쯤에선 뭐든가 다 보일게야
저 구로공단과 봉천동 북편 산동네 길도
아니 삼각산과 그 아래 또 세종로 길도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다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어이, 훠이호
빨간 신호등에 멈춰 서있는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길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무리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를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얼 훨훨, 훠어얼 훨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