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시작할 때였다.
아이들 도움을 받아 만들다 보니 맨 처음 딸아이와 ‘친구’가 됐다.
“부녀간에 친구라니!”, 기분이 개떡 같다.
허나, 이런 경우가 어디 나 뿐일까?
“시어머니가 친구하자고 해 곤혹스러웠다”는 며느리 얘기도 있고보면 사제간이나 선후배간, 임직원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터.
결국 자식이 부모와 친구하고, 제자가 선생님과 친구하고, 후배가 선배와 친구하고, 부하직원이 상관과 친구하는 ‘천하에 불상놈들’을 양산하는 사회가 됐다.
문화적 차이를 고려치 않은 직역에 문제가 있을 듯싶어 사전을 뒤적였다.
페이스북에서 쓰는 원어 Friends를 살펴보니 이런, “번역 자체부터가 잘못 됐다.”
Friend라면 ‘벗, 친구’가 맞으나 Friends는 ‘일가, 친척’이라 적고 있지 아니한가!
페이스북 측의 ‘무식한 번역’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의 친구 번역자’야말로 주리를 틀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 무식한 번역으로 “동방예의지국을 불상놈들 세상으로 전락시켰으니” 말이다.
그건 나중에 따져도 될 일이고, 번역부터 바로잡는 게 시급한 일이지 싶다.
바른 번역은 ‘일가’나 ‘친척’이다.
그러나 유독 혈연의식이 강한 우리네 문화를 감안한다면 ‘일가’도, ‘친척’도 거부감이 클 터이니 마땅치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화까지를 고려한 접근, 즉 ‘사려 깊은 의역’이 필요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