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내 가방은 항상 무거웠다. 집에 가서 공부도 안 할거면서 혹시나 싶어 필요도 없는 교과서며 참고서를 잔뜩이나 무겁게 들고 다녔다. 가방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렀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편했던 것 같다.
그런데 사십이 넘은 지금도 그 버릇을 못 버렸나 보다. 요즘 일거리가 많아 집에 와서 조금 더 보다 자야겠다 싶어 이것저것 싸들고 오지만 결국 하나도 못 보고 다시 다 싸들고 출근하는 일이 다반사니 말이다.
어제는 오래간만에 회식에 참석했다. 그동안 아이들 핑계로 회식은 잘 참석 안 했는데 회사 분위기도 바뀌고 동료들도 많이 바뀌어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회식에 참석했는데 회식 분위기가 참 신선하다. 오랜만에 접하는 연탄불에 구워 먹는 돼지 부속만큼이나 말이다.
예전에 동료들끼리 술 한잔이라도 할라치면 다들 술잔을 부딪히며 했던 말은 오늘은 힘들어도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는 거였다. 오늘 힘들어도 내일은 좋은 날 올거라며 다들 힘내자고 서로를 독려했다. 그렇게라도 서로를 위로하며 팀워크를 다졌다면 요즘 회식자리의 건배 멘트는 사뭇 다르다.
오늘도 힘들었고 내일은 더 힘들겠지만 힘내십시요!!
라며 모두들 술잔을 부딪친다. 말이 웃겨서 웃으며 넘겼지만 우리네 사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다. 내가 사회 초년생일 때는 어쩌다 내가 감당하기에는 조금버겁고 어려운 일이 주어지면 곧 힘든 시기가 지나갈거라는 기대로 버텨던 것 같다. 이 업무만 끝내면 조금 여유가 생생길거고 그러면 편해질 거라는 희망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제 나이를 먹고 사회 생활에 육아까지 하다 보니 그런 희망이 생기질 않는다. 이 업무를 빨리 끝내야 다른 일을 처리할 수 있으니 곧 여유가 생길거라는 기대 따위는 하지 않는 것이 되도 않는 기대감을 갖는 것보다 차라리 나을 때가 있으니 말이다.
내가 그때에 비해 조금 높은 직위에 올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그 술자리 건배사처럼 다른 사람이 느끼기에도 지금의 삶이 내일은 더 힘들거라는 예상을 하게 만들만큼 힘든 시기기라서 그런 것인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그럼에도 오늘은 비록 힘들지만 내일은 더 밝은 미래를 꿈꾸는 우리네 삶이길 희망한다. 그건 코인 시장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코인시세를 알려주는 앱을 다 지웠음에도 우연찮게 올라오는 현재 스달, 스팀가격에 조금 힘이 빠지지만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있을거라는 희망은 버리고 싶지 않은 밤이다.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내일은 더 행복할 거라는 기대감으로 살아가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