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물이 참 많다.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말할것도 없고 운동 경기나 조금만 감동적인 장면을 보면 주책없이 눈물이 먼저 흐른다.
그럼에도 요근래 일 때문에 울어 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저 힘들다, 죽겠다,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푸념하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나도 일때문에 울었던 적이 있다. 지금부터 10년도 훨씬 지난 사회 초년생 시절 나름 열심히 일했건만 상급자로 부터 돌아온 얘기는 너 지금까지 뭐했냐 라는 거였다. 순간 억울해서 눈물이 나왔지만 여자라서 눈물바람이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이를 악물고 참았다가 회의가 끝나자 마자 화장실로 직행했다. 그리고는 누가 들을까 물을 틀어놓고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내가 모셨던 상사분도 참 지독한 분이셨는데 지금 내 상급자 분이 꼭 그렇다.
사실 오늘은 브리핑이 있었다. 다른 업무를 처리하느라 ppt발표 준비가 부족했다. 자료가 준비되지 않았으니 어제는 새벽 5시까지 간신히 발표 자료 만들어 놓고 퇴근했다. 1~2시간 남짓 눈을 붙이고 다시 출근을 했고, 9시부터 브리핑이 있었는데 아침부터 컴퓨터가 말썽이더니 계속 부팅이 안된다. 발표 자료를 별도로 USB에 담아 놓지 못했는데 맨붕이었다. 브리핑 시작 1분도 안 남겨 놓고 안전모드로 들어가 간신히 자료를 담아 다른 PC로 옮겨 발표를 시작했다.
잠은 부족해 자꾸 말은 버벅거리지 충분히 브리핑 연습을 못했으니 발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했다. 그러니 상급자가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도 없었다. 갈수록 진퇴양난이었는데 후배가 상급자의 질문에 대답했고 상급자의 질책이 쏟아진다. 내 다음으로 시작한 후배의 브리핑은 물 흐르듯이 진행되었다. 자존심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눈물이 자꾸 나오려고 한다. 참으려고 하는데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쏟아질려고 한다. 쪽팔리게 말이다. 내 자신감 다 어디간거야? 충분히 잘났다고 살아왔는데 그 자신감은 어디갔는지 후배들과 비교되는 내 모습이 정말 싫었고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회의를 마치고 나와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건 나의 잘못을 지적하는 상급자 때문이 아니었다. 내 자신에 대한 불만이었고 왜 보란듯이 내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 못하나 싶은 내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자괴감이었으리라.
오늘 흘렸던 그 눈물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내 능력을 인정 받을 날이 올때까지 포기하지 말자. 10년전에 결국은 내가 보란듯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힘내자! 이 시대의 미생들이여..이젠 퇴근해야겠다.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