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무능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지런하고 사명감까지 있다.'
이런 사람들이 모인 조직에 '조금' 유능한 사람이 들어갔다. 처음에는 이런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결국 그런 노력을 포기하고 이 분위기에 적응한다.
조금 유능한 사람들 몇 명이 겨우 그 조직을 지탱하고 있다. 그들이 나가면 그 조직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일말의 책임감으로 그곳에 남아 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조직을 유지시키는데 기여하는(부역하는) 것은 '나쁜' 짓이 된다. 아무 미련 없이 그곳을 탈출하는 것이 낫다.
가장 나쁜 상황은 그곳에 적응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에서 그나마 '조금' 유능한 사람 몇 명과 뭉쳐서 패거리를 이룬 다음, 무능한 다른 사람들과 벽을 쌓는 것이다. 그 패거리들끼리만 따로 모여서 그들 외 다른 사람들은 무능하다고 욕을 한다.
그 패거리가 다른 사람들을 무능하다고 '말로만' 욕을 하는 행위는 아주 중요하다. 그 행위는 자신들이 무능한 사람이 아니라고 확인해주는 '의식(儀式)'이다. 그들은 그 의식을 통해서 자신들 역시 무능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외면하며 스스로를(서로를)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