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가 당신이 못생겼다고 말했다. 당신은 당차고 똑똑한 여자니까, 그냥 대놓고 말했다면 거울이나 보고 말하라는 식으로 씩씩하게 응수했을텐데. 그만 그 친구가 꺼낸 어떤 이야기가, 당신이 못생겼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깔은 터라 당신의 눈에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다.
만약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신에게 환영받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면 난 자리에서 그 녀석을 두들겨 패 코를 부러뜨렸을 것이다. 아냐 당신은 예뻐, 참 예쁘지. 특히 가끔 벽 너머 공간이 찔렸을 때 그 표정이. 그걸 보면 콕 안아주고 싶음.
들이대지 않는 건 당신이 남자 친구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어쩌면 몇 달 안에 해외 마천루에서 투신자살을 할지도 모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떨어지는 시간을 당신과 전화로 떼우는 게 가장 유익할 것 같아서다. 해외 여행 중인 친한 동생이 불쑥 전화한다면 꽤 반가울테니까. 좋은 분위기에서 살짝 밀든, 나쁜 분위기에서 어색해지든 인생 마지막 순간에 당신에게 건 전화가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는 건 싫으니까.
언제든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
- 거진 10년 전에 쓴 글이네요. 물론 투신자살 따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오글거림은 어린 날의 낭만으로 귀엽게 봐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