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팅을 부르는 확실한 방법
스팀잇에 처음 가입해서 읽은 글이 있습니다.
"스팀잇에서는 제목에 <스팀잇>이라는 단어만 넣어도 조회수가 높아지고 보팅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요"
가입하고 어떤 곳인지 잘 몰라 닥치는 대로 글을 읽을 때라 출처가 생각은 안 나지만 그때 그 말이 제겐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아직 '스팀잇'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군.'
'불완전 속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스타가 나오기도 하겠는걸?'
에 이어 마음 한켠, '오호라~ 그럼 나도 써먹어야지!' 하는 생각도 있었죠.
하지만 저는 한 번도 그 확실한 스팀잇 '키워드 찬스'를 쓰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의견을 보탤 만큼의 시각도 형성되지 않았을뿐더러, 방향성을 논하기엔 소속감도 크지 않았어요.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성격도 한몫 했을거예요. 그래서 연이은 하락장, 커뮤니티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 어뷰징 논란에도 그저 제 할 말만 하고, 포스팅 열심히 올리곤 했죠.
** '스팀잇 제목 최소 안타론' 님 이시래요!! 드디어 찾았어요!!
'아싸'와 '인싸'의 경계
그런데 소속감이란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강요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죠.
아무리 명성이 높고 훌륭한 집단도, 조직 자체가 강력한 소속감을 주지 않습니다. 연*고대생들의 소속감은 입학 그 자체보다 연고전에서 생긴다고나 할까요? (아주 개인적인 의견입니다ㅎㅎ)
단순 이익이 아니라 긍정적 경험이 쌓여야만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돈 많이 주는 대기업에서 퇴사를 꿈꾸는 사람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 속에 있는 것이 즐거워야 기여할 방법도 찾게 되고 자부심도 느끼잖아요.
아이카(eyeka)는 20만 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기업과의 협업에서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이유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네 가지 동기가 작용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내용은 재미, 충만감, 명성, 금전적 보상이다. 금전적 보상을 제외한 세 가지는 내적인 동기다-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각색 발췌
제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도 그런 거였어요.
저는 그저 고고한 아싸(아웃싸이더)여도 보팅만 받으면 됐고, '전기를 쓰는 방법만 알면 되지, 만드는 것까지 알아야 하나요?'를 묻는 유저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소통하고 응원하는 분들이 스팀잇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고 주도적으로 움직이시는 모습을 보고 뒷짐만 지고 있긴 싫어졌습니다. 나도 함께 스팀잇을 만들어볼까? 하는 작은 한걸음이 시작된 거죠.
아장아장 플랑크톤 발걸음
스티밋 공동체 속에 느낀 '태양의 언어'
그 계기가 된 것은 님의 계정 해킹 사건에 대한
님들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제가 팔로우 한 분들이 이 분들이었고, 더 많은 분이 힘을 쓰신 걸 알고 있습니다. )
또한 이 사건에 대한 님의 글 '권력을 가진 자들의 무책임과 부재를 채우는 이름 하나 도 많은 생각을 하게했어요.
저는 이 글을 '태양의 언어'라고 표현했는데,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건 강한 비바람이 아니라 태양의 온화함이었잖아요. 결국 제 마음을 바꾸게 한 건 미래를 여는 블록체인의 선봉 스팀잇의 위상이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들이 으쌰으쌰하고 있는 곳의 따뜻함이었어요. 그 사건 이후 저는 뒷짐 진 이용자가 아니라 함께 턱 괴고 고민하는 참여자가 되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그 봉오리 진 마음을 꽃 피우게 하는 글을 봤는데요.
님의 [단상] 어뷰징과 스팀 백서, 그리고 나의 생각 입니다.
어뷰징과 관련해 여러 글을 읽었지만 제대로 파악이 안 돼, 스리둥절 하던 제게 본질적 접근에 대한 자극을 주는 글이었죠. '아, 나도 이제 스팀잇이 추구하는 방향을 알고 동참하는 '인싸'가 되어야 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애증의 스팀백서
그래서 결국 어제오늘 '내가 이럴 시간에 글 하나를 더 써서 보팅을 받고 나를 알리는 게 더 낫지..' 스물스물 올라오는 마음과 싸우며 못 알아듣는 단어들과 씨름하며 더불어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스팀백서를 읽었습니다.
(저도 나름 사업설명서 꽤 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너무 좋았다고 말씀하시는 님에게 낚인 건가 싶기도 하고 ㅎㅎ)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세요. 저는 어려웠어서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못하지만...-_-) -> 스팀백서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읽다보니 문득 성인이 되어 뭘 몰라 아주 쉽게 포기했던 첫 투표권이 생각났습니다. 꽤 오랫동안 방관자로, 포기한 권리에 대해 후회 했거든요.
혹시나 딱딱한 백서 속에 제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나 싶어 몇 개의 글도 더 찾아봤습니다.. 역시 님의 스팀잇은 모두에게 똑똑해지라고 요구한다.
라는 글에 '스팀잇은 고도화된 민주주의 생태계'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깊이 공감하며 제가 맞게 이해하고 있구나 느꼈습니다. 우리가 누르는 것이 like가 아니라 voting 인 것도 많은 의미가 있을거예요.
진짜 살아남는 법
아, 그래서 진짜 살아남는 법이 뭐냐고요?
제 답은 스팀잇을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키고 성장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것이라 말하고 싶어요.
어쩌면 처음에 말한. 제목에 '스팀잇'이라는 키워드를 넣어서 글을 쓰는 것이 아주 얕은 팁만은 아닐지 모릅니다. 그만큼 '스팀잇'에 대한 생각과 의견이 있어야만 쓸 수 있는 글이니까요.
양질의 글을 올리고, 생태계를 정화하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을 유입시킬지에 대한 고민은 나와 스팀잇이 운명공동체라는 주체의식 없이는 지속할 수 없는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스팀잇을 제 글을 올리기 위한 하나의 매체 정도로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집스레 꾹꾹 눌러 정성 들여 쓴 글이 스팀잇을 발전시킨다는 믿음이 있어요. 그리고 되도록 시간을 쪼개 스팀잇 안에서 일어나는 사안들과 일들에 대해 귀 기울이고 고민합니다. (네.. 다시한번 말합니다. 모르게쒀요.. 아직도. 어려워요. 되게..) 그리고 그 통찰을 일상에서 적용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당신
그럼 거창하지 않은 작은 이야기는 쓸모가 없다는 말일까요? 그건 절대 아닙니다.
다시 한번 님의 이야기를 빌려 스팀잇이 '고도화된 민주주의 생태계'라고 가정한다면 그 핵심은 다양성일 거예요.
기술이 정신없이 발달하고 다변화하는 사회일수록 가장 닿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인간적인 것' 입니다. 누군가가 수준 높은 글을 쓰려 노력하는 것만큼 당신의 일상 공유는 소중합니다. 깊은 목소리, 가벼운 목소리를 다 의미가 있죠. 제 글의 대부분도 일상 에세이 인걸요.
하지만 나의 가벼움도, 깊음도, 다름도, 같음도 다양성의 범주 안에서 스팀잇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그 자발적 능동이야말로 하락장에도 지속적해서 글을 쓰게 하고, 스팀잇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공동의 책임을 느끼며 우리를 (고래로!!!!) 키울거라 믿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글을 써주셔서 글을 보태는 게 맞는가 싶지만 제 시각의 변화와 스팀잇에 대한 마음을 한 번쯤은 풀어놓고 싶었어요. 그럼 다음 글에는 이제 갓 2달 남짓 된 뉴비로 겪은 개인적 변화에 대해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스팀잇이 아니었다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덮었을 책,
<연결된 개인의 탄생>의 한 구절을 나누며 글을 마칩니다.
기술이 가진 가능성과 잠재적 영향력을 오히려 잘 이해하고, 인간적 가치를 중심에 두고 ‘지금 이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고 질문해야 한다. 이 점에서 기술에 대한 고민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 고민과 함께 가야 한다. 기술은 인간 문화와 별개가 아니다. 기술이 가진 영향력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응하는 인간의 역할에 기대를 놓지 말아야 한다. 기술이 가진 가능성과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힘, 이것이 인간이 가진 힘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