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빈둥거리기와 멍때리기의 달인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하루종일 빈둥거리고 멍때리다가
해 지고 마눌님 명령에 따라 계란 한 판 사러 나섰는데
그만 봄비에 속아 또 우산 속에서 멍- 때립니다.
문득 스쳐 지나는 여인의 짙은 향수에 정신이 들었는데
저만치 재잘대며 초등학생들이 지나갑니다.
이 모든 것이 마냥 행복합니다.
이제 스팀잇을 시작하고 5개월쯤 되었으니
뉴비라기도 뭣하고 아니라면 건방진 것 같고...
암튼 글을 올리며 찾아와 주실 님들 생각에 행복합니다.
더불어 이런 즐거운 놀이판으로 이끌어 주신 분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답니다.
저는 시를 쓰는 사람입니다.
시인 윤준식이 말했듯
시가 내게 찾아오지 않으면 조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쪼개고 갈다 보면 뭔가 드러나기도 합니다만
그냥 뚝 떨어질 때도 있다는 것이죠.
아마도 어떤 영혼이 들어와 나를 빌려 밖으로 풀어내고자 한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마감에 쫓겨 글을 쓰는 일이 없으니
게으르게 시 쓰는 것이 행복합니다.
어쩌면 저의 사랑법은 거리두기일 겁니다.
때론 무심한 척 하기도 한다는 것이죠.
스팀잇을 참 즐기지만 무심한 척 하기도 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입니다.
시 쓰는 것도 스팀잇도 혹은 벗에게마저 무심한 척
멍때리며 빈둥빈둥 하루를 보냈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심부름을 나섰다가 멍- 하게 헤매었지요. 이리로
또 저리로
이 모퉁이 돌아
저 골목 끝까지
멍- 때리며...
P.S. 기억해 주세요. 제가 무심한 척 하거든 사랑하고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