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살면서 행복한 일 중 하나는
철따라 찾아오는 꽃들과의 조우일 겁니다.
심술궃은 꽃샘추위에 아랑곳없이 미선이가 피고
곧 개나리가 골목길따라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면
고고한 목련과의 짧은 만남을 기다리며
가슴 설레곤 하지요.
둔덕마다 연록으로 물들 때쯤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고개를 드는데
그 중 키작은 양지꽃과
애처러이 고개 숙인 금낭화에 마음을 빼았기고
길가에 피는 찔레꽃이 그렇게나 이쁩니다.
한동안은 뜰에 핀 라일락 향기에 취하고
또 한동안은 가루개길에 그득한 아카시아 향기에 젖으면
꿈같은 봄날이 짧습니다.
앵두꽃비 내리는 날 평상에 걸터앉아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세상 시름 간데 없고 시인이 될 수 밖에 없지요.
봄햇살따라 나서다
동네 어귀에서 소담한 수국을 만나면
남의 집 담장인걸 잊고 들어가 주저 앉아 넋을 놓지만
주인장도 크게 나무라시진 않는 답니다.
5월 말쯤 꽃의 여왕 장미 향기가 그윽한 골목을
까닭없이 서성이는데
이또한 큰 낙이지요.
어제 큰비 끝에 밤꽃이 거개 떨어져 딩구는 길
그 끝자락에서 이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이런 것이 시골 사는 재미지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