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셋이 되면서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는 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매일 아침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등원해서는 제일 늦게 하원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어쩌다 한번 월차를 내어도 이 시간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 같은 것이 생겨 버렸다. 그런 이유로 어쩌다 노는 날이면 아이들과 함께 시댁에 가거나 가까운 놀아동산 등을 찾아다녔다.
게다가 얼마전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혼자 계신 엄마가 적적 하실 것 같아 두달에 한번꼴로 서울 친정에 올라간다. 그러니 신랑과 나도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을수도 없었고 누적되고 있는 피로를 풀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육아와 일, 게다가 자식노릇까지 하려다 보니 정작 신랑과 나 우리 둘은 점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로해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신랑과 나는 지난 월요일, 화요일 이틀간 월차를 냈다. 그리고 아무곳에도 가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매일 정신없이 아이들을 던져 놓다시피 하고 출근하는 대신 여유롭게 준비해서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집안 정리도 하고 근처 커피숍에 가서 둘이 오붓하게 데이트도 하고 네시쯤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사실 큰맘먹고 월차를 내긴 했지만 아이들을 등원시켜놓고 아이들을 데리고 올때까지는 6시간 정도밖에는 시간이 없다. 밀린 집안일을 해놓고 겨울옷, 여름옷 정리하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사실 시간이 정말 짧음을 느낀다. 내가 그토록 부러워하는 전업주부의 삶도 과히 쉽지는 않구나 싶었다. 그래도 이렇게 아무 부담감 없이 그냥 쉰다는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
우리는 살면서 잘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좋은 엄마, 아빠, 아들, 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옭아매는 기준을 만들어 버린다. 일하는 엄마, 아빠이니 쉬는 날 만이라도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내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줘야 한다는 기준, 아이를 맡겨 놓았으니 금요일에는 칼같이 시댁에 가서 셋째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부모님을 조금이라도 쉬게 해드려야 한다는 기준… 이런 기준을 만들어 버리고 꼭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때로는 우리 스스로를 지치게 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는 것 보다,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 보다(내가 이렇게 힘들게 너희를 키워왔는데....) 조금 완벽하지는 않지만 천천히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가끔씩 엄마, 아빠도 자신들만의 시간을 갖고 휴식을 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만으로 나쁜 엄마,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너무 완벽하려고 노력하지 말자. 인생은 그냥 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리라.
여담으로 오늘 출근했는데 사무실을 같이 쓰는 그녀 때문에 한참을 웃었다. 얼마전 코인투자를 알게 된 그녀가 비트코인 가격이 좀 떨어지면 추매를 하겠다며 며칠을 차트만 들여다 봤던 것 같다. 그런 탓에 다른 직원의 옷에 붙어 있던 실 오르라기를 보면서 차트의 추세선으로 순간 착각을 했단다. 요즘 스티밋에 푹 빠져 있는 나도 요즘 스티밋과 관련한 생각을 많이 한다. 물론 글을 쓰는 소재에 대한 것도 있다. 그래서인지 얼마전에 지나가다 본 글귀를 보면서 순간 스티밋의 보팅파워가 생각났다.
보팅파워는 남에게 나눠 줌으로 비워지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나눔으로써 채워지는 신비로운 것이다.
어제 60% 미만으로 떨어졌던 내 파워가 오늘은 조금 채워져 80% 가까이 되고 있으니 참 신비로운 것 같다. 나누면 나눌수록 행복으로 다시 채워지는 보팅파워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