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스팀가격이 올랐다. 나도 소액이라고 가지고 있으니 기뻐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별로다. 한참 스팀가격이 떨어졌을 때 더 사고 싶었는데 그 땐 여유자금이 없었고 가지고 있던 다른 코인들도 한참 바닥으로 떨어져 있던터라 팔아서 스팀을 사기란 쉽지 않았다. 혹자는 남의 공포를 사라는데 떨어질 때 사기란 쉽지가 않다. 살다보니 알면서 행동하기가 쉽지 않은 일들이 참 많다. 이제 여유자금이 좀 생기면 더 사려고 하는데 가격이 오르고 있으니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것이다.
스티밋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3개월 정도가 지난 것 같다. 처음 한달은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머지 약2달정도는 어쩔 수 없이 포스팅을 못한 2~3번을 제외하고는 매일 포스팅을 했다. 투자금도 명성도 낮은 뉴비가 스티밋에서 살아남아 어느 정도의 글 보상을 받으려니 짜투리 시간까지 포함해서 적게는 하루 1~2시간에서 많게는 3시간까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사실 그냥 보팅만 하는 것은 시간이 별로 들지 않는다. 댓글을 작성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내 대부분의 시간은 상대방의 포스팅을 읽는데 소요된다. 처음에는 요령도 부려 대충읽고 댓글을 쓰다 보니 글의 내용하고 다른 내용을 댓글로 남겼다가 상대방이 정정해 주는 댓글을 읽고 낯 뜨거웠던 일도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정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내 전공은 경영학이다. 대학교 때 마케팅 수업의 학기말 과제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만 했다.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 계획서를 제출 할 것인가 고민하다 그 때 한참 읽고 있었던 미래 예측과 관련된 책자에서 적절한 아이템을 찾았다. 앞으로는 TV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거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참고해 TV 다시보기나 영화 콘텐츠를 집에서 볼 수 있는서비스 제공 사업에 대한 세부적인 사업계획안을 제출했고 A학점을 받았다. 그리고 한 10년정도 지났나 내 사업계획안이 정말 구현되서 세상에 나왔다. 물론 아이디어 자체는 나의 창작물이 아니었지만 그냥 뭘 모르던 그때도 구현해낼 기술만 있다면 그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이 충분히 보였다.
스티밋에 글을 써서 최고 보상액을 받을 땐 70$까지도 보팅을 받아봤다. 순수 글 보상만 50$이라고 하고 매일 한번씩만 포스팅해도 30일이면 1500$라는 계산이 나온다. 당장 직장 때려치고 집에서 아이들 키우면서 하면 이것보다 더 좋은 재택근무가 어디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내가 무슨 글 잘 쓰는 유명한 작가도 아니고, 의사나 변호사같은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것도 아니고, 몇 천만원씩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강심장도 아니니 그 정도 보상을 바란다는 건 놀부심보일 것이다.
그래도 내 경우엔 꾸준하게 내 포스팅에 오셔서 보팅을 해 주시는 고래님들이 계셔서 스티밋에 정착하기가 쉬웠다. 그럼에도 지난 3개월동안 스티밋을 계속 하는 것이 맞을까하는 고민을 수없이 했다. 얼마되지는 않지만 내가 투자한 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했으면 글 쓰고 이렇게 상호 보팅하느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그만큼 수익률을 내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너무 피곤해서 글 쓰기를 미루거나 다른 포스팅에 댓글을 달지 않으면 그 다음날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의 수는 체감할 정도로 줄어들었다.
8일 전에 쓴 글은 큐레이팅 보상 제외하고, 글 보상으로 6.17$를 받았다. 환률까지 다 계산해도 10000원이 넘지 않는다. 2시간 이상을 투자했으니 2017년 최저시급인 6,450원에도 훨씬 미치지 않는 금액이다. 스팀가격이 최고로 떨어져서 1$ 미만이 되자 내가 3달정도 힘들여 노력해서 받은 보상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됐다. 1600원대에도 사고, 1200원대에도 샀는데 1000원대 이하로 떨어지니 그럴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는 계속 포스팅을 해 볼 생각이다. 지금 내가 포스팅으로 받은 1스팀이 몇 년 이후에는 10$가 된다면 나는 지금 시간당 몇만원짜리 포스팅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몇몇분은 너는 보상이 그래도 높으니 그런 말을 하겠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생각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
,
,
님처럼 많은 분들이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시고 소통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요즘 내 주변에도 열심히 하던 분들이 더이상 글을 쓰지 않고 스팀파워 다운을 하는 모습을 보며 오늘은 그냥 이렇게 내 생각을 아무 정제없이 작성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