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권하는 사회
우리 사회는 바른 사람을 참 좋아한다. 어렸을적 부터 근면성실한 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교육 같은 세뇌를 받아왔다. 장관과 같은 높은 분들을 임명하는 자리에서도 그분의 능력과 성취를 평가하기 보다 얼마나 바른 사람인가를 살피기 바쁘다. 얼마나 바른가는 우리 사회의 평가 기준인듯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어릴적 만화와 게임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낮은 평가를 받은 까닭은 생산적이지 않으며 근면성실해야 할 사람들이 만화와 게임에 빠져 바른 일을 못하기 때문이었다. 예를들자면 공부를 해야 할 학생이 만화와 게임에 빠져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어릴적 학생이었던 나에게 바람직하다고 권장되는 공부는 좋은 평가 성적을 얻어 훌륭한(sky) 대학생이 될 수 있게해주는 교과과목 학습이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교과서를 달달 외워도 모자를 판국에 만화책이나 보고, 게임이나 하고 있으니 어리석은 행동으로 보였을 것이다. 어리석다고 손가락질 받던 나는 도리어 그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바르다는 것은 사회 규범에 부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왼손잡이의 역사적 고행을 살펴보면 바르다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서를 막론하고 왼손잡이는 바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른쪽을 뜻하는 Right는 바르다는 의미로도 사용되지만 left는 약하다와 같이 부정적인 표현에 사용되었다. 바른손은 오른손이고, 얼마 전까지 왼손잡이는 교정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왼손을 쓴다고 타박하면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하며 타박한 사람이 바르지 않다고 말 할 것이다.
만화와 게임의 평가도 그러하다. 포켓몬고가 한참 인기를 끌 때 증강현실 기술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포켓몬과 같은 컨텐츠의 부재를 우리나라의 아쉬움으로 꼽았다. 어릴때 눈치보며 만화책을 보게 만들었던 사람의 입에서 컨텐츠가 없어서 아쉽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고있노라면 아이러니하다. 한참 한류 한류하며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 명성을 떨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홍보하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하는 콘텐츠 수출액의 50% 이상은 항상 게임이 차지하고 있는 것 또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그래도 덕분에 지금은 만화와 게임을 업으로 삼겠다고 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는 않는다. 권장하지도 않는다.
코인을 보고 있노라면 어릴적 즐겼던 만화와 게임이 생각난다. 당장에 문제점이 있을지는 몰라도 이것이 커지는 것은 사회에서 바르지 않다고 규정하는 것만으로는 막지 못한다. 내가 속한 사회에서는 바르지 않다고 규정할지라도 어떤 사회에서는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활용하고 성장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현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나는 사회는 또 평가를 정정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 시대를 맞이해 사회에서 창의성이 중요하고 혁신적인 무엇을 선점해야한다고 말한다. 코인의 표면적인 단점에 초점을 맞추고 블록체인이 가져올 혁신적인 변화를 창의적으로 이끌 생각은 없어 보이는 사회를 보면 이 사회가 진정 권하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혁신을 외치지만 그리 혁신적이지는 않으면서도 실체가 있는 일을 근면성실하게 하고 바르다고 평가 받을 수 있는 일, 예컨데 공무원 같은 일 말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능력이 없고 생각이 짧아 다 담지 못합니다. 그래도 자꾸 써봐야 늘테니 써봅니다.
공무원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채용되며 더 좋은 우리 나라를 위해 애써주시는 것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루 달리 바뀌는 시대에 변화에 둔감하고, 정작 권장되어야 할 철학이나 기초과학과 같은 뿌리에 대한 지원이 빈약하며 당장 눈에 보이는 것에 중점을 두는 사회에 대한 아쉬움에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