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들어갔을 무렵부터 비교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기억을 못 해서 그렇지 태어나서부터 항상 비교와 함께였지 않나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직접 비교하는 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은 시험을 치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다. 평가를 위해 시험을 치고 나면 으레 비교가 시작되었다. 누구는 00점 받았다더라, 시험공부를 00처럼 안 하니까 그렇지. 우리 반 성적이 꼴등이다, 남들은 00까지 공부하는데 너는 안해도 되겠냐 등 시험과 관련된 비교는 종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시험은 10년 넘어 이어졌고 비교를 일상으로 듣고 자란 버릇인지 어느새 나도 항상 비교하고 있었다.
이제 유치원에 입학하는 아이가 있지만 나는 아직도 운전을 못 한다. 얼마 전까진 소득도 없었다. 공부도 그저 그렇게했기에 대학 학비가 걱정돼서 원하던 대학도 못 갔고, 비싼 학비라도 벌어서 갈 만큼 열정도 없었다. 키도 작고 몸도 비실비실하다. 반면 색시는 누가 봐도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기에, 색시 주변 친구들의 결혼 생활과 비교를 했었다. 색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날 사랑해주었는데도. 목적 없이 남과 나를 비교하는 사과를 먹었다. 내가 먹었 던 사과 중에 독이 없었던 달콤한 사과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기억에 남고, 나에게 영향을 준 것들은 독이 든 사과였다.
정말 드문 일이지만 비교를 통해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교에서 나는 모자란 부분이 많았다. 별생각 없이 비교했기에, 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열등감이 다가왔다. 아무런 준비 없이 독이 든 사과를 먹었으니 아픈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괜한 열등감이 신혼 초기 다툼의 주원인이었다. 열등감에 시름시름 앓던 중 "당신은 당신 그 자체로 온전히 좋고, 내가 괜찮으니 다 괜찮다."라는 색시의 말을 들었다.
신데렐라는 왕자님의 입맞춤에 깊은 잠에서 깨어났지만, 나는 색시님의 입에서 나온 고마운 말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색시에게 나는 남과 비교해서 남은 내가 아니라, 나 그 자체였다.
그날 이후로 비교하는 것을 그만둘 수는 없었지만, 목적 없이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내 긍정적인 모습을 보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나는 아직도 운전을 못 하지만 운전을 하게 되면 드는 부대비용을 아껴 가정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처럼.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그 덕에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색시를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열정이 없었기에 앞으로 열정을 불태우며 살아보겠다는 다짐도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아쉬움이 남는 비교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그 사람의 장점을 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비교한다. 노력해서 무엇을 이루어낸 친구들을 보면서는 노력이 갖는 값어치를 알고 노력하게 되었다. 부를 가진 사람들을 그저 부러워하지 않고 어떻게 부를 이뤄냈을까 알아보다 투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남이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적을 가지고 비교를 하다 보니 비교 대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비교를 통해 얻는 것은 크게 달라졌다. 비교해서 독이 든 사과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힘을 보충할 수 있는 사과를 받았다.
이 사과를 들고 나는 비교를 계속하려 한다. 어제의 나와 비교를. 궁극적 비교의 대상을 어제의 나로 잡고 비교를 통해 얻어낸 사과를 먹으며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하려 한다.
스팀잇에 와서 정말 잘 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일찍이 스팀잇에서 스팀잇의 미래를 보고 열심히 활동한, 활동 하는 스티미언들도 대단하시고, 다른 곳에서 쌓은 내공이 드러나는 스티미언들도 대단합니다. 피드에 있는 글을 보다 감탄하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색시의 말을 듣기 이전에 제가 그랬지만 보상 차이가 눈에 띄는 스팀잇 특성상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고 실망하시는 뉴비 스티미언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목적 없는 남과 비교는 독이 든 사과와 같습니다. 쉽게 지치는, 그만두게 되는 지름길입니다. 이곳은 배울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배울 지식도 가득합니다. 꾸준히 하면 빛을 볼 수 있는 이곳에서 지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12시가 지났으니 내일 이사를 시작합니다. 계약 기간이 맞지 않아 보관 이사를 해야 하는데 장거리까지 겹쳐 비용도 비용이지만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 그래도 지금 있던 집보다 큰 집으로 간다는 생각에 감성이 충만해져 이런 부끄러운 글을 올리고야 말았습니다.
이사 준비 + 직장에서 새 업무 + 만삭의 색시 + 졸업을 앞둔 아이 콜라보로 스팀잇을 오랜시간 하지 못해 많이 아쉽습니다. 원래 같으면 댓글부터 달고, 다른 분들의 글을 먼저 봤을 텐데 이렇게 글만 쓰려니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되는 대로 스팀잇에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