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높은 겸손
나 없이도
나를 살아 줄 사람이여
나를 주고 너를 구했기에
어느 왕조의 황금 투구만큼 화려하지 못해도
우러러 바라보기에도 두려운 용덕으로
그러나 누구보다 겸허했던 한 사내가 잠들어 있다.
너를 위하여 나를 버린
사랑보다 깊은 겸손
찰나의 죽음을 안고
높푸른 하늘에 닿을 기백으로
천년을 다시 살아
피 흐르던 육신을 일으켜
황금 두상의 사내가
산 그림자 가로질러 달려 온다.
-장절공 신 숭겸 장군 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