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재조리와 식품위생법
최근 재미있는 판결이 하나 선고되었습니다.
음식점에서 다른 손님이 먹다 남은 음식을 다시 조리해서 내주는 것은 아닌지 찜찜한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처벌대상이 됩니다.
식품위생법에 의하면, 식품접객업자(보통 음식점이 여기에 해당합니다)와 그 종업원은 유통기한이 경과한 식품, 원재료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 등 법이 정하는 사항을 준수해야 하는데, 그 가운데 '먹고 남은 음식물'을 다시 사용하거나 조리하거나 또는 보관하는 행위도 포함됩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별표17] 7.러.
식품접객업자는 손님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다시 사용하거나 조리하거나 또는 보관(폐기용이라는 표시를 명확하게 하여 보관하는 경우는 제외한다)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동법 제97조).
볶음밥 재활용
중국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4월,
손님에게 배달됐던 볶음밥을 보관하고 있다가 이를 재조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이 재판에서 A씨는 "그 볶음밥은 손님이 입을 대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종업원 실수로 잘못 배달되는 바람에 손님이 입도 대지 않은 볶음밥을 보관하다 그대로 재조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이러한 경우에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요?
법원의 판단
법원은 식품위생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는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사용, 보관, 재조리하는 행위라면서,
손님이 입을 대지 않은 볶음밥은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이 아니므로, 이를 재조리했더라도 식품위생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 동영상을 보면 A씨가 랩으로 포장된 볶음밥 두 접시를 재조리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한 접시는 포장을 뜯지 않아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이 아니었고 포장 일부가 뜯긴 나머지 한 접시도 손님이 먹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운반 과정에서 포장이 뜯겼을 가능성도 있다 (...)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을 재활용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한 줄 요약
손님이 먹다 남은 음식물을 사용·조리 또는 보관만 하더라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님이 입도 대지 않은 음식물이라면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이 아니므로, 이를 재활용하더라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