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감이 대세긴 한가보다.
스팀잇에도 여기저기 독감에 걸렸다는 글들이 올라오길래 빨리 낫길 바란다 등의 댓글과 함께 열심히 보팅을 하고 있었는데, 4호가 일요일부터 열이 나더니 어제 병원가서 b형 독감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 이런 유행은 안따라줘도 되는데.... 스티밋 태그로 kr-flu란 태그를 만들어도 될듯...
의사 선생님이 독감입니다.. 입원을 했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힘드시겠죠? 내일이라도 애가 많이 힘들어하면 입원하러 오세요~ 란 말과 함께 해열주사를 한대 맞고, 타미플루 처방 받고 집에 오는데 눈앞이 캄캄했다.
독감 걸린 아이야 약먹고 하면 나을꺼라 괜찮은데.. 나머지 1,2,3&5호는 어쩌지?
머리속에서 이래저래 계산을 해본다.
어짜피 비말 감염이니 손 잘씻고 따로 수건 쓰고 따로 재우고 하면 괜찮긴할건데.... 라고 하기엔 아이들끼리 너무 친해 서로 안고 싸우고 할게 뻔한지라... 외할머니 찬스를 쓰기로 했다.
문젠 외할머니한테 아픈 4호를 보내느냐, 다른 애들을 보내느냔데...
4호는 외할머니한테 거절당했다. 엄말 너무 찾아서 본인은 못보시겠다고.. 3호가 아팠음 안그랬을꺼라 생각하니 좀 짜증이 난다. (외할머닌 3호를 많이 표나게 좋아한다.그래서 3호도 외할머닐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그럼 어쩔수 없이 1,2,3호를 보낸다하니 외할머니 표정이 그닥 좋진 않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이니 받아들이는 눈치다. 그러면서 2호는 자다가도 엄말 찾는데... 하면서 4세때 이야길 꺼내며(지금은 6세) 슬쩍 발을 빼려하시길래, 2호를 잡고 단단히 일렀다. 4호가 아프니 넌 할머니 집에가서 자야한다. 자다가 엄마찾아도 중간에 올수 없다. 라고.. 그러자 "엄마 보고싶은데...."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집에서 있으면 너도 아파서 주사맞을수 있으니 가고 엄마 보고싶으면 할머니 꼭 끌어안고 자라고 이르며 끝을 맺었다.
애들 저녁을 먹이고 씻기고 내일 유치원 어린이집갈 준비까지 해서 외할머니집에 보냈다. 오늘 외할머니는 애들 잘 자고 잘갔다는 문잘 보내 오셨다.
오늘 4호가 계속 힘들어 해서 입원이라도 하게될까봐 상사한테 이런저런 상황을 보고한 신랑은 청원휴가를 쓰려 하였으나 그냥 연가 4일 쓰란 지실 받고 쉬게 되었다. (신랑한텐 4호의 아픔이 이래저래 호재가 된 어이없는 상황이 되고 4호가 잘 견뎌준 덕에 나가서 오늘까지 끝내야하는 다른 일 중임.)
5호는 아직 엄마 쭈쭈밖에 안먹는 때라 다른 데 보낼수가 없어 마치 병원에서 일하듯 4호 보고 손씻고 5호 만지고 하며 접촉주의에 준하여 격리중이다. 간만에 손 좀 트게 생겼다.
지금은 4호도 5호도 자는 조용한 시간이다. 문득 첫째때가 생각난다. 소아과경험 4년이라 애 보는것쯤은 문제없을것이라고 자만했던 첫째때. 어느 부모나 그렇듯 우왕좌왕하며 첫째를 키우며 뭔가 난 좀 그래도 아는데 왜 이렇게 힘들지? 하며 혼자 자존심 상해 있던, 어느날.. 1호가 열이 났다. 자동적으로. 열이 나네? 38.5정도니 해열제 먹이고 tepid water massage하고 있으면 떨어지겠지? 얼음주머닐 좀 만들어서 대줘야겠다. 하는 모습을 보며...
아..... 난 아픈 애들을 봤었구나...
하며 그제서야 1호를 돌보면서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난 안 아픈 아이들을 케어한적이 없었단 사실을.... 나의 진가는 아이가 아플때 발휘할수 있단 슬픈 사실을...
아이가 아프면 엄마한테 자꾸 붙어서 안떨어지려하기때문에 힘들지 않은건 아니나 다른 부모들 보다는 좀 쉽게 볼 수 있는것 같다. 엄마 모드에서 간호사 모드로 전환되어 상황 판단을 하기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엄마가 간호사이면 좋겠다~~~ 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엄마가 간호사면 웬만한병은 병으로도 안쳐주기에...
"엄마 배아파" 그러면 "일단, 똥을 싸봐"--- 80%정도면 해결이 된다.
"똥 싸도 배 아파" 그러면 히스토리를 묻는다. 너 뭐먹었냐? 언제부터 아팠냐? 배 어디가 아프냐? 그러면 애가 대답하다가 다른데 가서 논다.
미열 정도는 그냥 놔둔다. 요즘같이 독감 시즌이 아닌데 나는 열은 38도 이상이 되면 그냥 해열제 먹이면서 아이가 쳐지는지 지켜본다. 그럼 보통 하루정도 6시간 정도 간격으로 해열제를 먹이고 나면 멀쩡해 진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37.5이라며 어떻게 하냐고 전화해 물을때마다... 그건... 열도 아닌데... 생각하면서... 그냥 시원하게 해주시면 금방 떨어질꺼예요.. 라고 말하며 전활 끊는다.
우리 아이들은 아빠나 엄마나 좀 강하게 키우는 편이라 처음에는 어린이집에서 우리의 육아 방식을 좀 의아해하며 원장님이 우리한테 잔소릴 많이 했다. 2호를 졸업시키고 3호4호를 보내고 나니 이제서야 원장님도 저렇게 키워도 괜찮구나 하시면서 별 말씀을 안하신다.
한번씩 신랑님이 아프다며 자길 봐달라고 하면 약주고 괜찮다고 안죽는다고 말할때마다 무슨 간호사가 그러냐고 항의를 한다. 그러면 간호대 교수님 이야길 해준다. 우리 교수님은 간호사고 남편은 의산데... 집은 무의촌 지역이라고.... ㅋㅋ
모든 간호사 엄마들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간호사 엄마들은 죽을병 아니니깐 괜찮아. 약먹으면 괜찮아져.. 라고 말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