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 시즌
아.. 연애 시즌을 시작해야하는데.. 한다고 말을 뱉어 놨는데..
영~ 글이 써지지 않는다. 잘 기억에 나질 않는 것도 있고.. 뭘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안써지는 제일 큰 이유는 잘 쓰려고 하니깐 그러는거 아닌가 싶다. 베스트 셀러 소설도 아니고 그냥 쓰면 되는데 뭐가 이리도 힘든건지.
그냥 생각나는대로 써봐야겠다.
미리 약을 좀 치자면... 모든 연애가 썸일때가 가장 흥미진진하다.. 막상 시작하면 갈등이 같이 찾아오기에 재미는 반감한다는....
1월 23일에 고백해 1월 26일부터 사귀기로 했다고 한다. 신랑이 기억하고 있는 날짜다.
내 느낌상으론 고백을 받은 후 일주일은 피해 다녔던 것 같은데 아니었다. 3일 정도 되는 시간 동안 내 머리는 최대치로 일을 하고 있었나 보다. 일단 내 감정을 최대한 이성화 시키고 싶었다. 주위의 조언과 분위기에 휩쓸려 연애를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엔 내가 너무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기에.. 지금 생각해 보니 아직 서른도 아니었는데.. 뭐가 그리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던것인지...
사귈 때를 기억해 보면 아주 뜨문 뜨문 시간의 순서도 모르게 기억이 난다. 신랑에게 물어보면 좀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으나, 물어볼 때마다 부끄러워하면서 말해 주질 않는다. 왜지? 딴 여자랑 연애했나? 가족끼린 연애 이야기 하면 안되나? 흥이다!
한번은 다운타운 길을 둘이 걸은 적이 있었다. (사실 이 기억은 사귀기 전인지.. 후인지 정확하지 않다.) 거리엔 환풍기 구멍들이 많았다. 난 이상하게 그 위로 지나가면 무섭고 소름 돋고 해서 웬만하면 피해 다닌다. 그런데 (이젠)남자친구는 날 잘 피할 수 있게 도와 주었다. 아... 배려의 아이콘...
그러다 ex가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억지로 걷게 했던 기억이 나서 남자친구한테 (ex를 언급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내가 무서운데 억지로 걷게하던 사람이 있었다는 말을 했더니... 갑자기 화가 난단다. 화를 내도 얌전하게 냈다. 아... 온유한 사람...
응? 뜬금없이 왠 화? 내가 무서운걸 억지로 시킨 그 사람한테 화를 내는건가?
그땐 뭘 해도 좋게 보였던 시기라 그 화내는 모습이 뭔가 기분이 좋았다. 날 생각해주는것 같은 그런 기분? 콩깍지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울 신랑은 그냥 화가 많은 인간이었다. 신랑 이름에 욱이란 글자가 들어가는데 '욱할 욱'이라고 놀린다. 우리 신랑은 세상을 향해.. 자신을 향해... 화가 많았던... 지금도 뭐 적지 않은 그런 사람이었다. 요즘도 종종 욱 할때마다... 나이 많은 내가 참아야지... 보듬어 줘야지... 한다.
연애를 시작하면서 뜨겁던 성경 공부에 대한 갈망이 서서히 식어간 것 같다. 그 뒤로 몇번 더 성경공부를 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우리도 흐지부지 해서 끝나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냥 그 성경공부는 우리의 연애 시작의 도구였던걸로... 하나님, 미안요~ 그 성경공부를 인도해 주셨던 목사님에게 둘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려 드렸을때, 목사님이 자기가 우리 둘의 연애에 이용 당했다면서... 좋아하며 청년들한테 말하고 다니셨다. 본인이 우리들을 이어준 것 같으셨나보다. 뭐 사실 내가 상담을 하긴 했으니 일조를 하신건 맞다.
연애 이야기에 키스신이 빠지면 섭하지..
'인내하는 자( )에게 복이 있나니, 드디어 키스신을 볼것이요' 였으면 좋겠으나, 키스라고 하긴 좀 뭐한 뽀뽀신? 사귄지 얼마 안되서 남자친구랑 같이 내 방에서 영화를 봤다. 소파가 없었던지라 침대에 둘이 누워서 보고 있었는데.. 몸이 뻣뻣하게 굳어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남자친구를 보며 귀엽단 생각에 턱에다 뽀뽀하고.. 입술에다 뽀뽀를 쪽~ 했다. 뭔가 남자 친구의 몸이 더 굳어지는 것 같은건 내 착각이었을까? 암튼 눈을 티비 화면에다 꽂고 있길래 웃겨서 그냥 같이 영화를 다시 봤던 기억이 있다. 우리의 첫 뽀뽀이자.. 남자 친구의 첫 뽀뽀.. 그때를 한번씩 회상할때 마다 신랑은 날 순결을 빼앗은 나쁜 누나로 취급한다. 좋아해 놓구선..
내 동생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신랑이랑 사귀고 나서 동생이랑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나... 전에 너 소개시켜주려고 했는데 니가 거절했던 그 애랑 사귀기로 했어.
라고 했더니...
내동생 왈...
요괴같은 ㄴ.... 좋냐?
요괴라니.. 나쁜ㄴ..... 언니한테.... (동생은 날 좋아한다. )
그렇게 그 애는 교회 동생에서 남자친구가 되었고, 난 어린애의 순결을 빼앗은 요괴같은 ㄴ이 되었고...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