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 이야기를 궁금해 하시는 분이 10분이 넘을까 싶어서 그냥 막던진 말이었는데...
말 막던져서 설빙원정대도 결성되서 인기 작가님들을 만났고, 신랑과의 이야기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님이 교회누나 글에 댓글을 남겨 주셨다.
결론적으로 4살 연하남과 결혼하셨다는 얘긴데, 리자님이 요즘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손예진급 풍모를 지녔다고 감히 연상할 수 있겠네요.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연상하지 마십시오. 전 그냥 신랑에게 할머니라 놀림 당하는 연상의 아내일뿐....
한국을 나간지 3개월만에 귀국을 했다.
수술 후 조금 더 요양을 하려 하였으나, 미국에 두고 온 남자친구(지금 남편 아님)도 보고 싶었고, 교회 청년회의 임원을 새로 뽑았는데 거기에 회계 겸 서기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기도 했다. 그리고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시간이 좀 애매했고... 이런저런 상황으로 미국에 돌아왔다.
3개월 만이었지만, 해가 지나는 바람에 1년(?) 만에 만난 머리를 반 만 밀었던 그 애는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저러나 별 관심이 없었던 터라 별 기억이 없다. 찾아보고 사진보고 하면 기억이 나겠지만 내 의식 속에 들어온건 내가 회계 서기를 동시에 겸해서 하기 어렵다고 했더니.. 그 애가 서기가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같이 교회 청년회 임원활동을 하면서 점점 자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썸은 아니었다. 그냥 일 잘하고 착하고 말 수 적은 동생? 정도?
왜냐하면 그땐 남자친구가 있었으니깐... 썸을 탈래야 탄다는게 좀 그랬고, 아무리봐도 네살 차이나는 동생이 남자로 보이진 않았다.
그 해 봄이 였을것이다.
그 남자 친구에게 차였다. 그것도 전화로.. 그 놈도 같은 교회 다니는 놈이 었는데...
하필 그때 난 그 애와 교회 근처 파네라에서 공부를 하러 차를 타고 가는 길이었다. 그 길에 난 이전 남자친구에게 차였고, 차 안에서 펑펑 울다가 그 애를 만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애는 말 수가 많지 않았다. (지금은... 어휴... 내가 속았지.) 그냥 필요한 말 만하고 주로 들어주는 편이어서 자매들이 참 편안하게 잘 찾는 그런 친구같은 사람이었다. 말을 잘 안 하긴 하지만 한번씩 하는 말들이 너무 재미있었고, 교회 일도 다 맡아 열심히 하고, 같은 또래의 애들 보다는 훨씬 철이 많이 들은 동생이라 누나들의 사랑을 받았다. 청년 임원 활동을 하면서 더 친해진 터라 종종 만나서 같이 공부도 하고 그랬다.
그때 왜 약속을 취소 하지 않고 그냥 그 애를 만났는지 모르겠다. 그냥 취소 하고 집에 갈 수도 있었는데..
눈은 충혈되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냥 만나서 공부를 각자 하고 있었다. 하지만 참으려고 해도 잘 안 참아졌던지 그 애 앞에서 울어버리고 말았다.
나.. 헤어졌어... 엉엉
나도 참 철없는 누나지..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앉아 있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러곤 얼마 지나지 않아..
전 남자친구가 새로운 여자 친구를 교회에 버젓이 데리고 온 모습을 보았다. ㅁㅊㄴ...
그냥 너무 속이 상해서 교회 건물 밖으로 나가려는데, 또 그 애가 있었다. 그 애를 보자마자 그애를 주먹으로 때리면서..
남자놈들은 왜 다 그 모양이야!!
라는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다.
왜.. 왜 그래요? 누나??
라며, 그 애는 갑자기 당한 상황에 당황해서 그냥 맞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미안하네. 신랑. 미안했어~
그렇게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그 애와 (하필, 내 그 모습을 본 사람이 그 애라..)더 친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 애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고, 반듯한 성품에 성실한 모습과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이 맘에 들어 내 동생을 소개시켜주려고했다. 내 동생이랑 같은 나이여서 이런 사람이랑 내동생이랑 잘 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기에...
그래서 한국에 있는 동생이랑 전화를 하면서 우리 교회에 괜찮은 유학생이 하나 있는데 소개 시켜주려한다 했더니
동생: 잘 생겼어?
나:아니...?
동생:돈 많아?
나: 음... 아닌 것 같애..
동생:그럼 됐어.
나: ㅇ.. 어... 그.. 래...
물론 농담이긴 했지만.. 반은 진담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곤 아무 생각도 없는 그 애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내 동생은 소갤 못시켜주겠다고..
못생겼다고 놀려댔다.
그러면서 그 해 겨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그 해 겨울 쯤이 시작이었지...
결혼 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냐?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난 그 해 겨울 쯤이 동생이 아니라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 때였다.
그런데 신랑은 나보다 훨씬 이전.. 내가 남자친구가 있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것처럼 대답을 한다. 좋아했던건 아니지만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아마 신랑이 우리 이야기를 쓰면 나와는 전혀 다른 버전이지 않을까? 글을 써보라고 하고 싶지만 싫다는 말을 들을 게 뻔하니 안하련다.
아..
그때의 그 참하고, 말도 잘 듣고, 말 수 적던 아이는 대체 어디로 간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