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써보는 사직서 [20190501]
구르는 돌은 아니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물며 움터야 하는 삶이 아니라면 또 언젠가는 떠나야 할 곳이라면 이런 준비는 어떨까 하여 끄적여 봤습니다.
어느 해 그해 늦봄 이후를 돌아보면서
살며시 고백해 봅니다.
그리고 이제는 정들이며 삶의 한자락으로 삼던 정든 이 곳 ‘터’를 떠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제 몫의 일이었으면 하고 부여하며 허락되었던 이 곳 ‘터’의 삶은 게으름 피울새 없이 정신없이 부지런히 살아온 것으로 흩어져 있는 흔적들이 말해주고 있어 참으로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저 자신을 위한 삶은 다소 나태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때론 의미없이 헛된 얼마의 시간도 써보기도 했지만 이 곳 ‘터’를 위한 시간을 헛되이 사용해 보지는 못한 것이 그런 흔적인가 봅니다.
아직은 일을 더 하고 싶지만
그것이 욕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 강한 체력을 가지진 않았지만,
큰병치레 없으니 다행이었습니다.
허나, 점점 더 잔병치레를 하기 시작해,
어느날 누군가에게 염려를 끼치게 될까봐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생각이 굼뜨고 행동도 굼뜨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 곧 중요한 실수를 하게될 것 같습니다.
그리되면 회사에 분명 좋지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 같아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해하고 포용하고 담아내는 일상이 점점 더 속도와 밀려오는 일의 중압감에 치여 자꾸 심기가 불편해지고 그런 모습이 툭툭 불거져 나와 스스로의 그런 모습에 당황스럽고 이따금씩 화가 오릅니다. 이런 모습을 계속 담아낸다면 이 곳 ‘터’에 해가 될 것이 자명한 일이라 걱정스러워 지고 있습니다.
품삯으로 허락된 몫이 부담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처음 건강한 몸과 건강한 생각으로 일하던 그 때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고 자위하며 솔직하게 조금은 늘 모자란다 여겼지만 점점 더 건강하지 않은 몸과 마음으로 일하고 있음으로 품삯 또한 부담입니다.
사직을 위한 정리하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허락해 주시면 조금 천천히 준비해 보려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허락될 지 알 수 없으니,
너무 길지 않게 결코 화려할리 없지만 떠나는 날까지 깔끔하게 정돈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