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
정호승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언제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당신에게...
가만히 손을 올려놓고
부서져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너무 힘들면 내게 말하라고
같이 죽어줄 수 있다던
그런 말에 위로를 받던 때도 있었다